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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의 사색

루왁 커피 마신 날에 있었던 큰 누님의 KTX 열차표와 후배들에 얽힌 긴 이야기... 아침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들이 있어 어제의 숙취가 채 깨지도 않았지만 눈을 부비고 일어나 움직인다고 부산을 떨었다. 타고 다니는 전동스쿠터에 몸을 싣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부산을 떨었더니 일을 다 처리한 시간이 12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엊그제 약속했던 후배와의 점심을 식사를 위해 다시 기숙사로 돌아와 휴게실에 앉아 10분이나 눈을 잠시 감았을까 후배가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눈 또 비비고 일어나 후배 차에 몸을 맡기고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했다. 후배 녀석 그동안 얼굴 한 번 보자고 그렇게 연락이 많이 왔었는데, 한 번도 응해주지 못해 많이 미안했었는데 다행히 오늘은 시간이 맞아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별거 아닌 것이지만 이동하면서나 식사를 하면서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그동안 많.. 더보기
포퍼, 민주주의, 시리아 그리고 미국이라는 똥차... 국민의 다수가 원할 때 피를 흘리지 않고 정권교체가 이뤄지도록 정치제도가 갖춰져 있다면, 그 국가는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국가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피를 흘리지 않고 통치자를 물러나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것이다. - K. R. Popper,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中에서 - 길 닦아 놓으면 똥차가 먼저 지나간다는 옛말이 있다. 똥차를 욕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또 한 가지,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민중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독재를 벗어나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피가 뿌려질 수밖에 없는 현상을 이야기한 것일테다. 요즘 중동이 독재를 향해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향한 도도한 행렬에 들어서고 있다. 지난 날의 독재자들이 하루 아침에 주저 앉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 더보기
사진, 미술관 그리고 피에르 부르디외... 아직도 잘 모르기는 매한가지고 글이라도 하나 써 볼 양이면 책을 뒤적거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철학 공부를 해 가면서 나에게 해방감을 안겨 준 학자를 꼽으라고 한다면, 프랑스 철학자 “Michel Foucault”와 “Pierre Bourdieu”였다. 푸코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왔는지를 역사의 눈으로 바라볼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부르디외는 그것이 작동하는 현실 세계의 작동방식을 사유하도록 가르쳐 주었다. 이제부터 쓰고자 하는 글은 최근에 한 가지 촉발되는 계기가 있어서 부르디외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던 한 가지 이론을 가지고 그러한 계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진과, 큰 맥락에서는 박물관으로 정의할 수 있는, 사진을 전시.. 더보기
정월대보름이란다... 시간 상으로 오늘이 정월 대보름이란다.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하기야 고향 떠나오고 부모님, 특히 어머님 하늘로 가시고 나서는 우리 절기에 대한 관념이 큰 것 빼놓고는 하나도 모르고 지내는 것이 일상이다. 그런데 벗 한 분은 정월 대보름이라고 고향에서 이것저것 음식을 만든다고 하시고... 또 어떤 글에서는 벌써 어제 아침부터 갖가지 나물에 밥을 먹고 속이 더부룩 하다는 글도 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직도 이 절기를 챙기는구나 하는 생각에서 신기하기도 하고, 이젠 챙겨주실 어머님이 없다는 것이 허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어쨌든 정월 대보름이면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자고 있는 어린 나를 깨워서 부럼이라고 호두, 잣, 땅콩 기타 등등과 귀밝이술이라고 하시며 마시라고 하셨던 막걸리이다. 이젠.. 더보기
어릴 적 가장 공포스러웠다고 각인되어 있던 기억과 다시 만난 밤... 멘델스존을 듣고 싶어서 한참을 빙글거리다가, 이웃 되시는 분의 블로그에 포스팅 되어 있는 사진 한 장을 보았다. 그러다 내 어릴 적 가장 공포스러웠다고 각인 되어있던 기억과 다시 만났다. 그 기억과 함께 모든 것을 글로 풀어내었다.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고 정직하게... 한 번도 누구에게 말 하지도 않았던 이야기들까지... 가슴이 먹먹하다. 뭘까 싶다. 그 기억이 지금의 나를 어떻게 형성시켰을까 하고 깊게 생각해 보는 밤이다. 더보기
그래... 그렇게 살아 볼란다... :) 후배 녀석 술 한 잔 하다가 논문 때문인지 한 마디 한다. “삶이 그렇지 않은데 그런 논문 쓰는 게 맞을까요?” 참 고마운 생각이다. 삶 혹은 운동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사람... 담론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사람... 세상에 중간은 없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적잖이 고민이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무식하게 말해줬다. 열심히 떠드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그래야 삶이건 행동이건... 그렇게 사는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그래... 난 열심히 떠들면서 살아볼란다...ㅋ 더보기
포퍼와 데사이 중간쯤? Karl Raimund Popper(칼 라이문트 포퍼)는 속된 말로 20세기 최고의 과학철학자이자 사회철학자요 정치철학자로 최고의 명성을 가지신 분이다. 최근에 더 많은 책들이 번역되었지만, 가장 유명한 책이 “열린사회와 그 적들 I, II”이다. 모 출판사에서의 최초의 번역은 각주가 거의 생략된 채 출판되었지만, 이후에 1권은 생략되었던 각주와 오역도 바로잡고 거의 완전히 새롭게 번역되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칼 포퍼는 10대 후반부터 마르크스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술회한다. 이후부터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하는 등 열렬한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치 독일이 자신의 조국인 오스트리아를 침공해 합병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런데 마르크주의자들이 이 사건을 제국주의적 자본주의의 자연스러운.. 더보기
부끄러운 구절 하나를 나에게 던져 보는 밤... 짧지도 길지도 않은 학문이라는 공간에서 감명을 준 학자의 이름을 이야기 해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머리에 떠 오로는 사람은, 미친 운전수 Adolf von Hitler를 암살하기 위해 조직된 암살단에 가담했다가 Gestapo에게 발각되어 2차 대전의 종전을 얼마 앞두지 않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Dietrich Bonhoeffer이다. 그가 남긴 몇 권 되지 않는 책은 꼼꼼히 읽었고, 그가 남긴 화두가 같은 구절들은 세상사가 부질없어 보일 때 읽게 되면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곤 한다. 오늘도 그냥 부끄러운 구절을 하나를 나에게 던져본다. “그리스도께서 한 사람을 부르시며 내게로 와 죽으라고 명하신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다. ... 그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다른 이들을 섬기고 돕기 위해서.. 더보기
아버지 많이 죄송합니다... 프로이트 이후로 정신분석학의 큰 화두는 아버지이다. 아직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물론 들뢰즈와 가타리가 많은 부분에서 비판을 했지만, 딱히 이것을 뒤집을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시골에서 자라시고 이농현상이 한참일 무렵 울 아버지와 어머님도 그 도도한 대열에 합류하셨다. 시골에서 자라신 분들이 뭔 특별한 기술이 있으셨겠나? 아버님은 소위 노가다꾼으로, 어머님은 김밥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셨다. 내 기억으로는 아버님은 내가 중학교 즈음까지 노가다꾼으로, 어머님은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즈음까지 김밥 장사로 일을 하셨다. 이후에 아버님은 자동차 가스 충전소에, 어머님은 옷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하셨다. 두 분 모두 성실하시기로는 우리나라에서 경쟁을 하셔도 앞에서 첫째, 둘째 하실 분들.. 더보기
아~ 정말 춥다... 가이아께서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1월16일 새벽2시26분... 현재 사용하고 내 스마트폰 어플이 알려주는 기온이다. 내가 관심 지역으로 설정해 놓은 도시들의 기온이다. 아~ 정말 춥다. 정말 기온이 왜 이러냐? 정말 심상치가 않다. 가이아가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