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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나도 조화 따위는 거부할 테다...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에는 사냥개를 데리고 다니며 사냥을 하는 어느 장군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런데 어느 날 돌을 가지고 놀던 여덟살짜리 아이가 실수로 사냥개에게 상처를 입히자 장군은 사냥개를 풀어 아이 어머니 앞에서 아이를 물어뜯어 죽게 만든다. 이 사건에 충격을 받은 둘째 아들 이반은, 신앙이 깊은 막내 아들 알료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오, 알료샤, 난 신을 모독하려는 것이 아니야! (…) 그 어머니가 사냥개에게 자기 아들을 물려 죽게 한 가해자를 부둥켜안고 세 사람이 함께 눈물을 흘리며 ‘주여, 당신이 옳았나이다!’라고 절규할 때 이미 인식의 승리가 도래하고 모든 것이 해명될 수 있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고. 그러나 바로 여기에 장벽이 가로막고 있어서 난 그것을 용납할.. 더보기
몰리에르, 『타르튀프』 한 2주일 정도 습관이 된 것 같다. 하루에 해야 할 것들 다 마치고 방불을 끄고 방바닥에 엎드려 작은 스탠드 하나 켜고 아이패드로 그날 그날 손이 가는대로 세계문학책들을 읽는 것이다. 그러다가 새벽녘에 잠드는 것이 다반사고 머리를 툭 하고 얻어 맞은 것 같은 구절들을 만나면 포스팅 하게 된다. 오늘 새벽에도 스탠드 켜고, “어떤 책을 읽을까?” 하고 책들을 둘러보다가 첨 보는 제목이 있길래 머리말부터 차분히 읽는데 머리가 시원해졌다. 17세기 프랑스 출신의 극작가이자 배우였고 연출가이자 극단주이기도 했던 ‘몰리에르’가 쓴 『타르튀프』라는 희곡집이었다. 작가 이름도 그렇고 이 시대의 희곡집을 읽는 것은 처음이지 싶다. 어쨌든 그 당시 이 사람이 쓰고 연출한 희곡이 굉장히 문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특히 기.. 더보기
마르키 드 사드, <미덕의 불운> 오늘 아침까지 잠도 안 들고 해서 아침 7시까지 책장을 넘기다가 눈이 딱 고정 되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매일처럼 듣는 소리가 아닐까 싶었다. “너도 그렇게 살아. 너라고 별 수 있겠니? 다 그렇게 사는거야...” 고고하고 높은 윤리관을 갖추고 살아가고픈 맘은 하나도 없지만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길일까?” 하는 밥 먹여 주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은 멈추지 않아야 하지 싶다. 그마저도 놓치고 살면 “나”라는 인간은 완전히 쓰레기가 될 것 같아서이다. 지금도 가히 그 지경인데 말이다. 하기야 하루를 살아가시기에도 버거운 분들에게 참 재수없는 말이기도 하겠다. 어쩌랴, 이리 생겨 먹은 것을 말이다. 어제도 밤은 그렇게 흘러버렸다... “이상이 제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었고, 칭송받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