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eneutics
나를 예뻐라 해주시는 Catherine Christie, 한국 이름으로는 고애린 캐나다 선교사님과 그 후임으로 한국에 오신 John Egger, 한국이름 기요한 선교사님을 이색적인 전시회에서 만났다. 고애린 선교사님이 한국 방문을 앞두고 미리 연락하시며 약속장소를 전시회장으로 잡은 까닭이었다. 난 이런 전시회가 있는지도 몰랐다, ㅋㅋㅋ이 전시회 소개를 잠시하자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독립운동과 캐나다인”이라는 주제로 조선독립을 돕고..
아마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이 영화를 관람했던 게 2003년 하반이지 싶다. 영화의 극장 개봉이 끝나고 동네 비디오 대여점으로 들어온 시점에서 봤던 것 같다. 근데 이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게 2003년도 중반까지만 해도 오른쪽 고관절 수술로 꼼짝없이 집에서 누워 지냈기 때문이다.어쨌든 처음에는 코미디 영화인줄 봤다가 참 큰 깨달음을 준 영화가 되었다. 대충 줄거리는 이랬던 것 같다. 성매매 여성 중 하나가 봉사활동을 끝내고 돌아오는 ..
한국사회에 꼴통들의 일상적인 Frame은 종북이었다. 그런데 지난 대선과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대북관계 개선에 힘입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종북 프레임이 거의 기능을 상실했다. 프레임이라는 건 사물이나 일상을 해석하고 대하는 사고 틀이다.어떤 한 프레임이 주류일 때 다른 프레임은 설자리가 없다. 다른 프레임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그 프레임이 틀렸다라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새로운 프레임의 탄생이 가능하다. 이제 종북 프레임이 사라진 자리에 평..
이번 설명절에 부산 동생네 내려가서 뒹굴뒹굴 하다가 텔레비전에서 1~5회를 몰아서 보여주길래 우연히 시청하게 된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정말 이리저리 채널 돌리다가 보게 되었다. 2012년에 개봉된 영화 <광해>를 리메이크 해서 드라마로 내놓은 작품이다.다른 건 모르겠고, 주인공인 여진구와 김상경, 연기 정말 잘 한다.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긋지 싶다. 역사 고증이야 구멍이 숭숭하지만, 이런 픽션에 가까운 드라마에게 그거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 정말 오래된 옷인 것 같다. 최소 15년은 넘었지 싶다. 늦가을부터 겨울에만 입는 옷이었다.동생이 아래위 한벌로 사준 옷이다. 윗옷은 그렇게 많이 입지 않아 아직 멀쩡한데 아랫바지만 정말 너덜너덜 하다. 너무 편하고 정이 든 바지라 버릴 생각도 못했고 이 바지를 대체할만큼 편한 바지를 찾지 못해 꾸역꾸역 입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오늘 버리기로 했다.사실 후배들이 입으라고 바지도 사줬는데 고무줄과 ..
나 스스로가 뭔가 하고 싶어서 실행에 옮긴 건 공부하기 위해 뛰어다녔던 거 외에는 없다. 2002년 중반 즈음부터 준비하기 시작해 독일 유학을 위해 어학원 비용까지 보내놓고 난데없이 찾아온 오른쪽 고관절 통증으로 수술로 인해 엎어진 이후로 뭘 스스로 하겠다는 마음을 먹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중간중간은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는 성서의 말씀처럼 누가 하자고 하면 따라 나섰다.그런데 하자고 했던 사람은 중..
역사적 예수 연구에 있어 우리 시대 최고의 거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천조국 로마가톨릭 신학자 존 도미닉 크로산.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역사적 예수>. 이 책 내용은 정말 발군이다.하지만 난 이 책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지만 내용이 별로여서가 아니라 논의하는 방식이나 언어 자체가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번역되자마자 읽었을 때의 황당함과 황망함은 아직도 기억이 선하다.어쨌든 역사적 예수 연구 분야에서 양대 산..
또 돈 안 되는 일 좀 해봤다. 사전이라는 것이 단어에 대한 의미를 알려주는 책이다. 모르는 사람이 이해되도록 설명하는 친절함이 기본이다.예를 들어, “사과”라는 단어에 대한 뜻을 몰라 사전을 찾았다고 가정하자. 사전에는 이 사과 그 자체에 대한 묘사나 모양 등을 설명하는 게 사전 본래 기능에 충실한 것이다. 사진 등이 들어가는 것도 좋고 말이다.다른 분들이 볼 때 사전 캡쳐한 사진 순서가 어떻게 보일지 몰라서 첨언해 두면 큰 사과 모양 사진이 있는..
니체가 남겨 놓은 미출간 유고들과 니체 생전에 이미 출판된 책들까지 모두 학문적으로 철처하게 고증한 독일어 니체 전집을 한국의 니체 전공자들이 총출동해 거의 15년 전에 우리말로 번역해 출판했다. 한꺼번에 구입하기에는 책값이 무지막지 해서 한 권씩 구입해 읽는다. 우리말 니체 전집은 모두 21권이다.지난 3달 전부터는 이른바 <힘에의 의지>라고 알려진 유고집 3권을 읽기로 작정하고 전집의 순서로 19번 책을 구입했다. 또 잘 알려진 바와 ..
자꾸 나이 이야기 하면 어른들 앞에서 욕 먹을 일이지만, 그래도 나이도 먹을만큼 먹고 보니 인생사 사람 관계는 "이해와 설득" 딱 이 두 가지로 정리되는 것 같다. 상대방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 왜 이해가 안 되는지, 그리고 내가 뭘 잘못한 건 없는지 살피고 이래저래 상대방이나 나나 이해될 때까지 머리 맞대고 이야기 하는 것이 최고다. 그리고 내가 잘못 생각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상대방을 설득하면 될 일이다.단, 이 모든 것의 전제는 ..
왼쪽 다리는 그럭저럭 견딜만한데 오른쪽 다리는 소아마비가 심해 거의 힘을 못 쓴다. 그러니 유난히 추위에 약하다. 바깥에 있다가 들어오면 완전히 얼음이다.이거 어케 해야 되나 별의별 생각을 다하다가 갑자기 문득 번개맞은 모냥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른게 핫팩을 발등과 발바닥에 샌드위치처럼 붙이고 양말을 하나 더 신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다. 그렇게 해 보니, 오, 이건 신세계다. 반나절 정도는 너끈히 견디고 따뜻하다.올 겨울 내가 가장 잘 한 일 중에..
대학에 입학하고 2학년 떄이지 싶은데, 현대신학에 관한 책을 한 권 읽다가 그곳에서 처음으로 알게 된 학자가 ‘Dietrich Bonhoeffer’(디트리히 본회퍼)였다. 그 이후로 내 공부의 모든 기준은 본회퍼가 되었다. 누군가를 책을 통해 알게 되고 사랑하고 존경하게 된다는 것을 난생 처음 경험했었다.그의 사상과 삶에 곧잘 눈물을 흘리곤 했었다. 특히 그의 “옥중서간” 속에서 사람의 몸이 묶여 있을 수는 있지만 생각은 무한히 자유로울 수 있음을 ..
Reinhard Marx, 독일의 추기경이신데, 어느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Karl Marx 집안 분이라고도 하던데, 그것까지는 확실하게 확인하질 못했다. 어쩄든 현 프란치스코 교종의 개혁에 큰 힘이 되고 있는 분이고 실제로 교종께서 추기경에 임명하신 분이다. 굉장히 개혁적 성향이고, 특히 동성혼 문제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라 그런 발언도 많이 해서 아주 난리가 났었다.이러니 좀 보수적인 로마 가톨릭 인사들에게는 눈에 가시같은 존재라고 한다. 그..
이건 순전히 내가 소설 쓰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동생 만나서 밥 잘 묵고 돌아오는 귀가 길이었다. 승객들이 많아서 한 차 보내고 그 다음 차를 탔는데도 승객들이 많아서 아마 내 전동휠체어 공간 때문에 뒷 승객들이 제법 승차하지 못했을 것 같았다.미안한 마음에 머리 쿡 박고 있었는데 정수리가 뜨겁다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어보니 맞은편에서 왜 초로의 아자씨가 나를 째려 보고 있었다. 여기서부터가 내 소설인데 속된 말로 "너 같은 게 왜 탔냐!" ..
기사를 읽다가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살의를 느낀다. 그냥 단순히 욕 몇 마디가 아니라 “저거 어떻게 죽일 방법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어떨 때는 심장이 벌렁거리기도 한다.SNS를 사용하는 분들이 그런 기사를 공유하거나 그런 기사에 대해 멘트를 하는 건 정보의 차원이라기보다는 공분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으로 본다. 당연히 그래야 하고. 그래서 뭔가를 바꾸자는 공론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그런데 자유망국당 버러지 새끼들이 그러는 건 ..
사실 토마스 알타이저를 생각하면 연상 작용이 되는 학자는 Mark C. Taylor이다. 그 스스로가 알타이저의 신학적 성찰과 사유로부터 큰 지적인 빚을 졌다고 말했으니 말이다. 알타이저의 신학적 사유와 테제를 끝까지 밀어부친 학자라고 해도 과언이다.학부 스승님으로부터 소개받고 이 학자 책 두 권 제본했는데, 아직도 다 이해 못했다, 뎅장. ㅋㅋㅋ어쨌든 이 학자의 군계일학의 책 두 권은 Deconstruction Theology(New York: T..
Thomas Jonathan Jackson Altizer, 줄여서 토마스 알타이저. 위독하다는 소식을 알타이저 교수의 제자이자 친구 분의 페이스북에서 읽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학부 2년 때부터이지 싶은데, 1970년대 소위 급진신학자들의 책들을 일부러 골라서 읽었다. 그러던 중에 이 알타이저 교수의 사상을 접하게 되었다. 내 머릿속에는 전통 혹은 정통에 대한 반발감으로 인해 시작된 지적허세였다.근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 사람들 왜 이렇게 ..
시인 윤동주의 시를 읽을 때마다 떠오르는 건 소똥 냄새나는 서정주의 시들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런 현상이 더해진다. 어쨌든 서정주의 시어에 대해 누군가 그랬다.“그의 시적 언어는 한국어가 가지고 있는 표현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알 수 있게 하는 언어이다.”해가 가면 갈수록 이 평가가 내내 머릿속을 맴돈다.윤동주 시인의 생일이 얼마남지 않아 글을 하나 읽었는데 또 여지없이 마무리는 서정주다, 뎅장. ㅋㅋㅋ<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
논문을 하나 읽으려고 찾아 놓고 첫 쪽을 읽는데 첫 줄부터 목구녕이 콱 맥힌다.The article implied that religion offers no relevant answers to the query, “What is disability?” According to the author the following answers are available: disability is (a) a punishment; (b) a test of faith..
멍 때리고 앉아 있다가 시간을 보니 12시가 가까이 돼서 후닥닥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아침에 일어나 씻는 걸 세상 구찮아 하는 닝겐이라 저녁에 씻는다. 그렇게 옷을 갈아 입고 나니 내 자신이 너무 웃긴다.여름에는 반바지에 티 하나 걸치고 다니는 게 내 빠쑝이고, 겨울에는 목 폴라 티와 뚜꺼븐 패딩, 그리고 바지는 기모 츄리링 걸치면 겨울 빠쑝이다. 패딩도 겨울 내내 거의 같고, 안에 걸치는 목 폴라 티도 똑같은 제품에 똑같은 색으로 너덧벌 가지고 ..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가 2005년 여름으로 기억된다. 교회 후배 하나가 종로구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 차 갔다가 듣게 되었다. 처음 이 노래 가사가 귀에 걸렸을 때의 충격은 말도 못했다.하지만 더 충격은 저 투쟁가를 처음 들었을 때로부터 13년이 지났지만 저 가사의 현실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오늘 국회 앞에서 점검농성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많이 미안한 하루였다. 같이 있어야 할 자리였는데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그래..
근 두 달만에, 드라마랑 영화를 통털어, 처음 봤지 싶다. 덴젤 워싱턴. 정말 대단하다.요즘이야 환갑이 넘었다고 할아버지니 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환갑을 넘어 64세니 62세니 하는데 뭔 액션을 저렇게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잘 소화해내는지 신기하다. 마지막 장면들은 정말 몰입감 최고다.하여간 이 영화, 액션을 빙자한 바닥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말 실망시키지는 않는 배우구나. 덴젤 와싱통, 당신이 갑이요, 뎅장. ㅋㅋㅋ
예전에는 책을 제본하게 되면 얼마나 최대한 원본에 가깝게, 그것도 책 껍데기까지 똑같이 해주느냐가 관건이었다. 정말 그런 제본 집을 찾았다. 정말 어느 게 원본이고 어느 복사본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잘 해주시는 제본집이었고 풀도 정말 두껍게 칠해 주셔서 원본보다 책도 더 단단했다.하지만 일주일 정도 된 일인데, 후배에게 도서관에서 책 대출해서 제본을 부탁했는데, 그러면서 A4 용지 사이즈로 확대해서 제본해 달라고 했다. 원래 작은 책이기도 했지만..
책보다는 영화를 먼저 관람했던 작품이다. 영화가 개봉한 후 한참이 지나 나이가 제법 들어서 관람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고 저런 일이 실재로 일어날 수 있나 하는 생각부터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흑인을 다룬 작품하면 일명 "쿤타 킨테"로 불리는 드라마 <뿌리>와 더불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그러다가 책을, 그것도 내 인생에 영어로 된 책 중에 유일하게 끝까지 완독..
오늘 오후에 미국에서 방한한 철학자 두 분을 만나 인터뷰 했다. 사진 왼쪽에 계신 분이 드류대학교의 Robert S. Corrington 교수이고 오른쪽이 모라비안 대학의 Leon Niemoczynski 교수이다. 철학자들이야 그렇구나 할 수 있지만 두 분의 독특한 점은 조울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자신들의 전공인 철학을 통해 자신들의 어려움과 싸우고 있고 치유하는 과정에 있었다. 스피노자와 퍼스를 기본으로 자신들의 학문적 세계를 구축하고 ..
철학적 해석학에서 주로 사용되는 개념인 "영향사"나 "수용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 영향사와는 조금 성격이 다른 수용사의 경우는 사실 문헌들을 옆에 쌓아놓고 지지고 볶고 해야 하는 작업이다. 해석사에 가까운 작업이다.수용사의 특성상 특히 서구 학자들 중 손에 꼽히는 학자들을 연구해야 하는 작업은 더욱 그렇다. 그 학자의 이론을 그 당시를 지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받고 수용해 왔는지를 본다는 건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Sibyl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여자 예언자나 무당을 뜻하는 단어다. 흔히 잘 쓰이는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공부하는 쪽에서는 한 번씩 등장한다.하여간 14세기 경부터 쓰인 단어인데, 원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난 이 단어 읽을 때마다 움찔움찔 한다. <시빌>, 뎅장. ㅋㅋㅋ
Bernhard Duhm이라는 구약성서학계의 거두가 있었다. 구약성서의 예언서를 연구할 때면 무조건 등장하는 학자 중에 한 명이다. 그의 연구에 의해 구약성서 예언서 중의 하나인 이사야서가 최종형태는 한 권이지만 사실은 3개의 책이 이어붙여졌다는 사실이 논증되었다. 즉 제1 이사야(1-39장), 제2 이사야(40-55장), 제3 이사야(56-66장) 이런 식으로 말이다. 요즘은 이런 구분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지만 출발은 베른하르트 둠이었다.근데 나..
하도 번역이 이상해서 하이데거의 원전을 봤다. 그리고 내가 번역을 해보았다. 똑같이 이상하다. 뎅장. ㅋㅋㅋ하이데거 할배를 언제쯤 이해할 수 있을까? 늬믜. ㅋㅋㅋㅋㅋ“예언자는 언제나 이미 보고 있었다. 앞서 보았기에 그는 앞을 내다본다. 그는 현재완료형(Perfektum)으로부터 미래형(Futurum)을 본다. 시인이 예언자의 환상으로 본 것에 대해 말할 때, 시인은 예언자가 이전 과거에서 본 것을 말해야만 한다. 예언자가 미리 보았던 것은 무엇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