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포퍼는 10대 후반부터 마르크스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술회한다. 이후부터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하는 등 열렬한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치 독일이 자신의 조국인 오스트리아를 침공해 합병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런데 마르크주의자들이 이 사건을 제국주의적 자본주의의 자연스러운 귀결, 즉 공산혁명으로 가는 필연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게 된다.
이때부터 칼 포퍼는 마르크스주의를 일종의 전체주의로 규정하고 마르크스주의와 결별하게 된다. 그래서 그의 가장 유명한 책에서 그렇게 혹독하게 마르크스를 비판하며 반증이 자유롭게 허용되는 “열린사회”를 이야기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러한 사상편력을 정당화 하려는 듯이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젊어서 마르크스에 빠지지 않으면 바보지만, 그 시절을 보내고도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아 있으면 더 바보다.”
칼 포퍼가 겪어야 했던 그 시대의 아픔에 대해 포퍼는 이렇게 말할 충분한 권리가 있지만, 이 말이 참 오독되고 오용되는 것 같아 승질이 좀 난다. 뭐가 진정한 마르크스주의자냐고 묻는다면 여러 가지 각주에 각주를 붙여서 말해야 하지만, 참 거시기 하다.
마르크스가 죽은 이후 마르크스를 교조적으로 해석한 멍청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마르크스를 자기 편의적으로 해석한 결과 국가사회주의라는 삐뚤어진 국가체계가 나왔다고 하며 이것이 마르크스의 복수라고 지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마르크스로 아니 그가 평생을 바쳐 저술한 자본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변한다.
그래 칼 포퍼와 같은 대학자의 말도 있지만, 매그나드 데사이 같은 학자들도 있다. 제발 한쪽만 열심히 떠들지 말자. 이젠 들어주기도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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