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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지는 대로

차이가 만들어내는 감동 ​ 스피커로 보컬이 들어간 음악을 듣는 것과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동일한 음악을 들을 때 내가 느끼는 차이점 하나는 음악가의 미세한 숨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피커는 공중으로 소리가 흩어지니 어지간히 집중하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데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그냥 들을 수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이런 숨소리를 확인할 때마다 묘한 감동이 밀려 온다. 음악가의 열정이 느껴져서이다. 멋지다, 뎅장. ㅋㅋㅋㅋㅋ 더보기
아, 형, 부끄러워요 희희덕거리고 있었지만, 사실 오늘 머리꼭지 다 날라가는 일이 있었다. 속된 말로, “저거는 내 손으로 파 묻는다.” 이러고 앉아서 씩씩거렸다. 주위에서는 하지 말라고 말리는 걸 꾸역꾸역 결국 파 묻는 수순까지 갔다. 그래도 사실 분이 풀리지 않아 머리도 아프고 해서 그냥 재미있는 일이나 생각해 보자 하다가 옛날에 웃겼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같은 일을 겪었던 동생도 심심하면 나를 놀리는 일이 하나 기억났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처구니 없고 웃기는 일이다. 예전에는 “내가 장애인 인게 어때서? 내가 뭐?” 이런 마음에 오버 액션이 많았다. 어디를 가도 당당해지려는 마음에서 튀어나온 행동들이었다. 그런데 이게 나 혼자면 문제가 아닌데 같이 다니던 동생들이 부끄러워지는 일들이, 종종이 아니라, 자주 .. 더보기
성서 해석이 폭력과 살인 기계가 될 때 성서와 현대와의 간격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0년 이상이다. 성서에 기록된 내용은 둘째치더라도 성서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인 전통은 계속되는 것이 있기도 하지만 거의 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씨줄과 날줄로 하여 기록된 성서의 내용을 그때 그 자리에서의 의미로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즉 성서가 공간과 시간을 전제로 해서 기록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하는 이유는 성서가 어떤 이들에게는 누군가를 향한 폭력과 살인의 기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그 자리에서의 의미를 복원하려고 노력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는 어떤 의미일까 하는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해석학적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보편적인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해방의 복.. 더보기
노동해방을 쟁취한 장애인? 노동은 신성한 것인가?그 신성한 노동을 거래하는 노동시장에 접근조차 허락되지 않은 장애인들에 노동은 뭘까? 그런데 노동해방이라는 말은 또 뭘까? 노동시장에 접근조차 허락되지 않는 장애인들은 노동해방을 쟁취한 것일까? 뭘까, 이 끊임없는 모순은? 5월1일이 보름남짓이다. 노동의 신성함과 노동해방이라는 모순 앞에 헛웃음을 짓게 된다. 장애인은 아무래도 맑스 할배의 노동해방을 쟁취한 존재로 규정하면 어떨까 하는 웃기는 생각을 해본다, 늬믜. ㅋㅋㅋ “사람들이 ‘노동’을 찬미하고 ‘노동의 축복’에 대해 지치지 않고 말할 때 나는 … 모든 개인적인 것에 대한 공포를 본다. … 이런 노동이야말로 최고의 경찰이며, 그것이 모든 사람을 억제하고 이성, 열망, 독립욕의 발전을 강력히 저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느낀다.. 더보기
지키려는 것이 무엇인가, 민주주의인가 자본주의인가? “…검토한 결과, 피의자는 막강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케 하거나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력남용적 행태를 보이고, 중요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함…”- 박근혜 구속영장 청구 발표문 中 요즘 남조선 사회의 화두는 단연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로 보인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파면-영장청구로 이어지게 만든 시민 혹은 국민들의 뜻이 관철될 수 있는 사회체제가 무엇이었고 앞으로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파면 주문에서부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발표문까지 살펴보면, 물론 박근혜의 죄가 무엇인지 밝히는 부분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이게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지키려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 더보기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에서 최옥란 장애해방열사께서 돌아가신 3월26일부터 5월1일까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과 아울러 한 달이 조금 넘게 장애인들에게 부과되어 있는 차별과 배제 맞서 싸우는 기간이다. 올 해는 3월26일이 일요일이라 하루 앞당긴 3월25일에 출범식과 더불어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를 가졌다. 전날 심하게 다치기도 했고 아프기도 해서 11시까지 집회 장소에 나가야했지만, 1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움직일 때부터 이미 비몽사몽이었던지라, 그리고 아무 장소만 잡았다 하면 잘 퍼질러 자는 성격이라 어김없이 휠체어에 앉아 퍼질러 잤다. 이걸 놓치지 않으신 우리 공동대표님 중에 한 분이 사진을 찍어 보내주셨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잠도 깨고 컨디션도 회복되면서 겨우 모든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어제는.. 더보기
박근혜 파면, 정의와 평등의 실현인가? 신문기사를 검색하다 보면 어느 한 시기에 어떤 특정한 단어나 개념이 자주 등장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걸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적 귀결은 그 당시의 어떤 이념적 혹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담론들이 오고갔다는 뜻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던 것에 대해 균형을 이루려고 하거나 비판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2008년과 2013년에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둘러싼 즉,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법조문 속에 나타난 공화제에 대한 개념적 정의 문제가 많이 다루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합쳐진 이 문구를 놓고 이에 대한 속깊은 뜻을 규명하고 이를 어떻게 우리 사회 속에서 구현할 것인가가 논점이었다. 2008년의 사회적 쟁점은 "광우.. 더보기
질문지 하나로 정신병원 강제 입원시겠다는 무식한 경찰 지난 해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로경찰에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의심이 된다 싶으면무조건 잡아 가두겠다는 무식한 결심을 발표하셨다. 근데 막상 체크리스트를 입수해 보니영국 논문을 그대로 베낀데다가정작 중요한 건 질문지도 개판이다. 여기에 정신의학과 교수 100이면 100 다 다른 진단이 나오는 현실에서정신의학에 관해서는 무자격자인 현장 경찰관에게 무한한 권한이 주어져 있다.이걸 하겠다고 덤비고 있는 경찰은 지들 뼈가 용가리 통뼌 줄 아는가보다. 답답해 쓰러지시것다. 아야, 관둬라, 관둬, 엄헌 사람들 잡아 가두지 말고. 그나저나 방송사 인터뷰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말은 수도 없이 시켜 놓고 방송은 몇 초 나간다. 방송 카메라 들이댈 줄 알았으면 면도 좀 할 껄 그랬다, 뎅장. ㅋㅋㅋ http://nave.. 더보기
예가체프가 쉼이다 장애인을 무료 한방 독립진료소에서 침을 맞고 돌아와 예가체프를 내려 마셨다. 답답하고 힘든 일상에서 그나마 쉼을 얻었다. 정말 힘든 나날이다. ​ ​​​​​​​​​​​​​​​​​​​​​​​​​​​​​​​​​​​​ 더보기
유명론 혹은 제목은 독자를 헷갈리게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한방 독립진료소에서 침을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은 움직이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그저 갑갑하고 한숨이 먼저 나온다. 어쨌든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커피가 생각나 물 끓이고 갈아놓은 커피를 거름종이에 옮기고 대충 85도 정도까지 물을 식혔다가 커피를 내렸다. 그것도 1분30초를 넘기지 않고 말이다. 그렇게 커피를 내려 첫 한 모금을 마셨는데 입에서 겨우 튀어나온 말이 “그래, 씨바 이 맛이야" 이런다. 이렇게 단순하고 무식하고 입만 열면 훌딱훌딱 깨는 인간이 뭘 할 수 있을까 싶다, 뎅장. ㅋㅋㅋ 그리고 요즘 한참 빠져 살고 있는 움베르토 에코 할배가 남긴 『장미의 이름 창작 노트』를 읽는데 이런 구절이 눈에 확 들어온다. “혹 독자가 이 작품의 결론에 해당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