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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의 사색

강철비 2, 진부한 물음을 진부하게 영화화 하기

진부한 물음을 진부하게 영화화 하기. <강철비 2>에 대한 내 느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렇게 표현했다고 영화가 재미없거나 실패했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평한 문장에 대해 스포일러 없이 설명을 좀 하자면, 먼저 ‘진부한 물음’이라는 표현은 ‘북과 남의 통일’을 다루었기에 진부한 물음이라는 것이다. 영화 제일 마지막에 정우성이 분한 한국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던지는 진부한 물음이지만 반드시 현세대가 대답해야 할 물음이다. 이제 역사 무대의 뒷켠으로 물러날 세대들 중에서도 이 진부한 물음에 답이 갈리겠지만, 지금 10대와 20대의 대답은 어떨지 자뭇 궁금하다.

두 번째, ‘진부하게 영화화 하기’는 서사 구조가 똑같기에 진부하게 영화화 했다는 뜻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북과 남이 하나되어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 서사구조 말이다. 이런 서사 구조는 꼭 한국 영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전세계 어떤 영화든지 이런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욕할 일은 아니지만 너무 전형적(typical)이라 “에이~” 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한 가지 수확이라고 해야 할까, <강철비 2>에서 역시 주인공은 따로 있었구나 싶었다. 영화에서 북한 잠수함의 부함장역을 기가막히게 소화한 “‘신정근’ 씨가 이 영화의 핵이구나” 싶었다. 사실 조연으로 수도 없이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했던 배우였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신정근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되었다.

어쨌든 좀 더 디테일 하게 들어가면 할 말이 굉장히 많은 영화이다. 결론은 오락 영화로는 영화비 안 아까운 영화이다. 누군가 “이 영화 볼만해요?” 하고 묻는다면 “돈 아깝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해 줄 수 있다.

더군다나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세 국가의 정상들이 현실과 구분이 안 될 정도이지만, 정우성이 연기한 한국 대통령은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싶을 정도였지만, 어쨌든 정우성이 한국 대통령이라는 것에 흡족해 할 사람들은 꼭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