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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의 사색

"감”의 제대로 된 독일어 단어는 "Die Kakifrucht”다


함께 살고 있는 독일 친구와 후배 하나와 집에서 맥주 한 잔 하는데 후배가 감을 사들고 왔다.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누다가 “감”이 독일어로 뭐라고 하냐고 하니까 하도 이상한 발음을 하길래 철자를 물어봤다. “Khakifrucht”란다. 

근데 우리나라 건 해외에서 만들어진건 간에 독일어 사전 앱을 아무리 뒤져도 저 단어가 안 나온다. 신기한 건 독일친구가 사용하는 사전 앱(dict.cc)에는 이 단어가 나온다. 아, 그리고 독일어 사전 앱마다 독일어의 감은 모두 “Persimone”이다. 아마도 독일 지방 방언쯤 되나 싶기도 한데 참 별일이다 싶다. 

어쨌건 독일어 “Frucht”가 과일이라는 뜻인데, 그 앞에 붙은 "Khaki"라는 단어는 흔히 알고 있는 “카키”색 할 때 그 단어이다. 또 희한한 건 "감"이 어디를 봐서 카기가 붙은건지 당최 이해가 안 되었다. 독일 친구도 왜 카키가 붙었는지 자기도 모르겠단다.

또 하나 걸리면 끝까지 해결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정보의 쓰레기통을 다 뒤졌더랬다. 그런데 어디는 “Khaki”라고 쓰고, 어디는 “Kaki”라고 나타나길래 이게 또 뭔가 싶어 또 한 참을 찾아봤다. 그랬더니 “Khaki”는 영어식 표현이고, “Kaki”는 일본식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다가 독일 표현과 사전에서 가장 권위 있는 “Duden” Online 사전을 찾아보니 거의 정답 비스무리한 것을 찾았다. “Khaki”는 영어식 표현이 맞고, 일본식 표기를 따르는 것이 맞았다. 그런데 영어식 표현인 “Khaki”는 “persisch-Hindi”(페르시아-힌두) 어근을 반영한 것이란다. 결국 어느 것을 써도 상관은 없지만 정확한 독일어 표현은 “Kaki”가 되는 것이다.

두덴 사전에도 이렇게 나온다. 

“Von Duden empfohlene Schreibung: Kaki”
“두덴이 추천하는 철자법: Kaki”

어쨌든 이게 감 자체의 색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 같고, 감나무의 색과 관련 있는듯 하다. 가만히 보면 감나무의 색이 정말 카키색 같기는 하다. 감 열매가 아니라 나무 자체의 색 때문에 저렇게 단어를 만들었다니 그것도 참 신기하다.

하여간 달라도 너무 다르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