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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의 사색

난 애국자 될 맘이 없었지만...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여러 가지 언어를 공부해야만 한다. 좋아하고 잘 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말이다. 기본적으로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는 배워야 하고. 고대 근동 고전어인 아람어와 우가릿어도 아주 쪼금 맛만 봤다. 

여기에 라틴어가 욕심이 생겨 그냥 문법책 겉표지만 봤다. 프랑스어는 푸코 책 읽어보려고 공부하려다가 문법책 책장만 넘겼었다. 여기에 영어는 중딩 시절만 되면 시작해야 하는 것이었고, 독일어는 고딩 시절에 배웠다. 

일본어는 대학 학부 시절에 그냥 교양으로 들어봐야지 했었다. 그러고 보니 9개나 되는 언어를 기웃거려봤다. 근데 남들 앞에서 "이거는 그래도 제가 쫌 해요" 이런 언어 하나또 음따. 저 언어들 중에서 그래도 열심해 봐야지 하고 덤볐던 것이 일본어였다. 

워낙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이 참에 한 번 공부해야지" 했었다. 그래서 히라카나, 가타가나를 조그맣게 프린트 해서 들고 다니며 외웠다. 그런데 결과는? 사정없이 F였다. 세상 그렇게 안 외워지는 언어는 첨이었다. 정말 내 머리와 기억력에 절망했었다. 

아직도 일본어는 하나또 모르겠다. 물론 다른 언어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본어는 정말 까막눈이다. 어쩜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내 사정이 이렇다고 하니까 누구는 그러덴데: "님은 진정한 애국자이십니다." 

애국 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 전혀 아닌데, 닝기리 어쩌다 보니 졸지에 애국자 됐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