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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종교 브로커 없는 세상이 천국

역사적 예수 연구에 있어 우리 시대 최고의 거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천조국 로마가톨릭 신학자 존 도미닉 크로산.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역사적 예수>. 이 책 내용은 정말 발군이다.

하지만 난 이 책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지만 내용이 별로여서가 아니라 논의하는 방식이나 언어 자체가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번역되자마자 읽었을 때의 황당함과 황망함은 아직도 기억이 선하다.

어쨌든 역사적 예수 연구 분야에서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책은 바로 이 책과 게르트 타이센이라는 독일 학자가 저술한 <역사적 예수>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타이센의 책을 좋아했다. 대학원에서도 스승님이 개설하신 세미나에서 한 학기 타이센의 책으로 공부하면서 정말 질리도록 읽었다.

근데 내가 크로산의 책에서 정말 죽을 때까지 못 잊을 단어가 바로 “브로커”라는 말이다. 이 단어를 처음 본 순간, “뭐 이런 단어를 써? 이게 뭐야?” 했지만, 이 단어가 너무도 정확하다는 생각을 시간이 가면 갈수록 하게 되었다. 세상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종교는 이 놈의 브로커가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역사적 예수는 바로 이 종교 브로커들을 엿먹이셨기에 미움을 샀고 말이다. 방금까지도 글 하나 쓰다가 이 단어가 언뜻 떠올라 한참을 웃었다. 그래 종교 브로커 없는 맑은 세상이 천국이 아닐까 싶다, 뎅장.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