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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여저히 이해하지 못한 두 학자, 가다머와 데리다

학부 시절 내 머리를 온통 꽉 채웠던 네 명의 학자가 있었는데 ‘푸코’, ‘가다머’, ‘하버마스’, ‘데리다’였다. 욕을 바가지로 먹을 이야기이지만 푸코와 하버마스는 대충 뭐라도 잡히는 것 같았는데, 가다머와 데리다는 정말 뭔 말을 하는지 몰랐다. 뭐 지금도 나아진 건 없다.

어쩌면 그래서 푸코와 하버마스에 더 매달렸던 것 같다. 다 이해는 못해도 손에 잡히는 건 있는 것 같은 착각은 들었으니 말이다. 정말 착각이었다.

푸코를 이해하기 위해선 맑스 할배와 니체를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는데 이게 되겠나. 하버마스는 또 어떤가. 맑스, 프로이트, 거기다 하버마스의 명성을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책이자 박사학위 논문에서 2/3 가량을 욕으로 가득 채웠던 막스 베버를 모르면 이해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뭔가 알 것 같다는 착각을 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뭔 깡다구였을까 싶다.

또 결정적으로 가다머와 데리다는 하이데거라는 험난한 산맥이 버티고 있으니 계란이 아니라 매추리알로 바위치기였다.

그러다가 가다머 할배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이건 아니었을까 했던게 가다머 할배의 관심사는 진리가 방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해에 의해 성취된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사실 이게 맞는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데리다 옹의 해체에 대해 절망하다가 “해체는 방법이 아니다”는 말을 깨닫고서야 데리다 옹에 대한 퍼즐이 조금 맞춰진다는 느낌만 받았다.

뭐 그 이후로 이 두 학자에 대한 이해가 한발 더 나간 건 없다. 친구 녀석이랑 쓸데없이 주절거리다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는 것이 없구나 싶어 허탈해졌다. 야, 정말 나아진게 하나또 읎구나, 뎅장.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