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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An Introduction to Third World Theologies

영국 캠브리지 대학 출판사에서 2004년에 출판한 “An Introduction to Third World Theologies”라는 책을 읽고 있다. 소위 제1 세계 백인 신학의 상대편에 서 있는 유색 인종들의 신학을 소개한 책이다. Latin America, India, East Asia, Africa(East and West), Southern Africa, The Caribbean 지역 신학들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여러 명의 저자들이 각 지역의 신학을 다루고 있다. 다른 저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라틴 아메리카 신학을 소개하고 있는 Jose Miguez Bonino(호세 미구에즈 보니노)는 유명한 해방신학자이시다. 마르크스주의 사회 분석의 그리스도교적 이용을 옹호했던 신학자이시다. 해방신학에 대해 짧지만 일목요연 하고 잘 정리하셨다.


이런 시도 자체가 굉장히 긍정적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동아시아의 신학을 하나로 뭉뚱그려 묶어놨다는 점이다. 물론 각 장별로 중국, 일본, 한국을 다루고 있지만 아쉽기는 하다.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물론 서구의 시각이지만, 한국의 혹은 한국적 신학은 “민중신학”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신학을 다루는 장에서 첫 번째 항의 제목이 “Christ - Shaman of the Minjung”(그리스도 - 민중의 샤먼)이다. 순간 빵 터지기도 했지만, 진짜 제목 기가막히게 잡았다 싶다. 그리스도는 우리 역사에서 샤먼과 같은 역할임을 간파했던 민중신학을 제대로 이해했다 싶다.



그리고 두 번째 항에서 이런 대목이 있다. 참, 두 번째 항의 제목은 이렇다: “A theology of story-telling”(이야기 하는 신학/이야기의 신학). 그리고 다음과 같은 구절로 시작한다.


“The analytical themes of Minjung theology are very close to the theology of liberation developed in Latin America, which slowly made its influence felt in Asia. But what distinguishes Minjung theology is its embedding in Korea’s unique political and cultural history, and the way they have chosen to do theology. The best way of introducing this theology is to listen to one of its stories:” 


이렇게 소개하고 난 뒤에 민중신학자이시자 여성학자이셨던 이우정 선생님의 글을 인용하고 있다. 위의 글을 조금 거칠게 번역을 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민중신학이 분석하는 주제들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발전한 해방신학과 매우 유사하다. 이 해방신학은 아시아에서 느리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러나 민중신학을 구별되게 하는 것은 한국 고유의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며 그들이 선택했던 신학함의 길이다. 이 신학을 소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이야기들 중의 하나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글을 쓴 저자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뒤에 참고문헌을 보니 그렇게 많지도 않지만, 그렇지만 민중신학에 대한 이해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다가 기분이 삼삼하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