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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의 사색

수단이 정당해질 때까지

늘 생각하는 것이고 늘 듣는 이야기이지만,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그 수단까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목적이 정당한만큼 그 수단도 정당해야 한다. 나 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생각 따로 삶 따로 일 때가 다반사다. 이건 누군가를 향한 말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그래서 움츠려 들 때가 많고 그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쉽게 잘 안 되는 것이 솔직한 이야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들이 그리 사시는 것 같다. 열심히 정직하게 자기 노동을 하시고 삶을 꾸려 가시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부끄럽고 그러지 못하는 내 자신이 참 못나게 보인다. 언젠가는 그리 되겠지 그리 되겠지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지금도 그리 못하는데 먼 훗날을 기약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생각이 없지 싶다.

방금까지 후배 하나와 문자 주고 받으며 화도 내고 얼르기도 하면서 결국 대화의 모든 것이 나 스스로에 대한 비판과 감싸는 과정이었음을 본다. 후배를 빙자한 나에 대한 고백이었다는 말이다. 녀석의 힘듦과 아픔이 나에게서도 그리 멀지 않음을 알기에 그렇다.

가끔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수단이 정당하지 않으면 목적 자체를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수단이 정당해질 때까지 목적도 거기에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잘 살고 있으면 이런 생각도 안 할텐데 문디 같이 살고 있으니 자꾸 이런 생각만 드는 모양이다. 언제쯤이면 그래도 괜찮게 사네 하는 날이 올런지 요즘은 불안하기까지 하다. 죽을 때까지 이러고 살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아직도 철딱서니 없는 애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나 적으면 적으니 그렇다고 생각해 줄 수도 있으련만 이제 그런 나이도 아니니 참 난감하기 그지 없다. 무덤에 들어갔다가 잘못 살았다고 부활하는 일은 없어야 할텐데 큰 일이다.

뎅장.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