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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의 사색

리만 가설과 한국 경제 현실



형님 한 분께서 일본의 한 방송사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한 편을 카페에 링크시켜 주셨다. 수학계에서는 마지막 난제라고 알려져 있고, 이 가설의 증명에 도전했다가 폐인이되거나 죽음을 맞이한다고 알려진 리만 가설에 관한 영상이었다. 리만가설의 역사와 그것을 풀어가는 수학자들의 노력과 현재 연구 상황,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한 노 학자께서 이것을 증명했다는 논문을 제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내용이었다.

2시간 가까이를 보고 있었는데, 말만 들어도 어려운 내용들을 그래도 참 알기 쉽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에서 칭찬을 해 주었다. 정말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무식한 생각도 해 보았지만, 저런 기초학문분야에서 끊임없이 연구하는 풍토가 참 좋아 보였다.

그리고 현재 이 리만가설을 해결하기 위해 수학계과 물리학계, 특히 양자물리학계와의 공동연구가 진행 중이며 거의 해결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았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인문학 분야에서 학제 간의 연구 경향은 오래된 사실이다.

특히 신학에서는 철학, 사회학, 그리고 지금은 종교학의 연구들을 많이 도입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신학은 이렇게 도입하고 있는데, 거꾸로 신학의 연구 결과물들을 다른 학문에서 도입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물론 신학이 특수한 분야이긴 하다.

철학이 다루고 있는 형이상학의 계열에 속하기 때문에 다른 학문 분야에서 신학의 결과물들을 도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다른 인문학이나 사회학 분야의 결과물에 도움을 받고 있는 신학이 정말 꽉 막힌 학문이 된 것은 아이러니다.

물론 소수의 진보적 경향의 신학집단들이 소통을 위해 노력하지만, 주류 신학집단은 거의 귀를 막고 살지 않나 싶다. 자신들의 학문이 얼마나 인문학의 도움을 받고 살고 있는지 부정하면서 살고 있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주류 신학의 이야기는 일반 학문에서 부정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하여간 리만가설에 대한 영상에서 내가 감동 받은 것은 서로 간의 벽을 과감히 허물고 학제 간의 연구를 시작한 기초학문분야의 학자들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안타깝게 내 머리를 스쳐간 생각은 경제상황의 불안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우리 젊은이들이었다.

사회적 안정망이 거의 무너진 상태에서 안정된 경제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그렇게 머리 좋은 젊은이들이 오직 법학, 의학, 경제학에만 매달리고 사회를 살리고 살찌우는 기초학문분야는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는 안타까운 모습이 생각이 나 씁쓸했다.

국가가 국민들로 하여금 사회적 안정망들을 통해 경제적 불안감을 불식하게 만들고 특히 학업을 집중해야 할 젊은이들로 하여금 다른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 기초학문분야에 뛰어들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젊은이들의 기초학문분야에로의 투신없이 국가 발전이나 사회적 안정은 바랄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자유로운 사고와 학문적 발전을 통해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기초학문의 발전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다들 직장문제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인문학의 한 분야인 철학과는 줄줄이 폐과되고, 신학과는 다른 과로 전과하기 위해 존재하고, 물리학이나 수학과는 문을 닫아야 할 판이고... 내가 복지가 잘 되어 있는 국가나 노동시장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 이런 말이 우습기도 하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비정규직 대해 미안해서라도 임금을 정규직과 비슷하게 맞추어준다고 한다.

근데 우리나라만 비정규직은 뭔 저기 밑바닥 인생으로 보게 만드니... 사실 이제 더 이상의 정규직 양산은 힘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게 된다면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이나 임금조건을 정규직과 맞추어 노동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쉽게 이야기 듣는 것처럼 외국의 대학생들이 방학 동안 잠시 돈을 벌어 여행을 즐긴다는 꿈같은 이야기. 사실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면 얼마나 벌겠나 싶지만, 외국의 비정규직 노동조건이나 임금조건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저런 꿈이 가능할 것이다

어쨌든 명박이가 헛소리하는 우리나라 복지수준이 높다는 개풀 뜯어먹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서민들 복지예산 제대로 집행해서 사회적 안정망 속에서 경제에 대한 불안 없이 살아가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풍성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여간 외국의 저런 모습들이 부럽다. 물론 저런 모습들이 다는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