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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에서

늦가을 단풍으로 물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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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으막이 일어나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바라본 창문 너머의 가을의 단풍들이 가슴에 들어왔다.

살고 있는 대학원 기숙사는 서울의 가장 변방인
삼각산(아직 북한산이라는 불리는) 자락에 위치한 곳이라
계절의 변화를 어떤 곳보다 뚜렷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생활하고 있는 기숙사 건물은 3층 건물에 2열로 되어 있다.
건물 자체가 동쪽으로 되어 있는 앞쪽 열에 위치한 방들은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직접 보고 받을 수 있고 뒷쪽 열의 방들은 뒷쪽 숲을 볼 수 있다. 즉 앞쪽 열의 기숙사 방들은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는 말이다...ㅋ

하지만 여름에는 비가 내리고, 가을에는 단풍이 들고,
겨울에는 눈이 내리는 모습을
그 어느 곳에서보다도 뚜렷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기숙사에 지낸 지도 제법 되는데 난 늘 해를 볼 수 있는 방에서 생활했었다.
사람은 해를 받고 살아야 한다는 어무이의 말씀이 내게는 성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창문을 무엇보다 좋아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지만 접어두자...
다만 창문 너머의 풍경은 내게 늘 동경이라는 단어로 압축될 수 있었다.

오늘도 창문을 통해 바라 본 늦가을의 단풍은 살아가는 삶의 여유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