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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Mark C. Taylor(마크 테일러)의 해체신학 혹은 방황

사실 토마스 알타이저를 생각하면 연상 작용이 되는 학자는 Mark C. Taylor이다. 그 스스로가 알타이저의 신학적 성찰과 사유로부터 큰 지적인 빚을 졌다고 말했으니 말이다. 알타이저의 신학적 사유와 테제를 끝까지 밀어부친 학자라고 해도 과언이다.

학부 스승님으로부터 소개받고 이 학자 책 두 권 제본했는데, 아직도 다 이해 못했다, 뎅장. ㅋㅋㅋ

어쨌든 이 학자의 군계일학의 책 두 권은 Deconstruction Theology(New York: The Crossroad Publishing Company, 1982)과 Erring: A Postmodern A/theology(Chicago: University of 등 Chicago Press, 1984)이다. 두 책 중에 뒷 책은 이건 번역부터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책을 지금 읽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사실 책 제목부터 뭐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rring은 err라는 단어의 현재분사로 봐도 되고 형용사로 봐도 되는 단어이다. 원형인 err는 동사인데 "실수를 범하다"는 뜻이다. 이것의 명사형이 흔히 볼 수 있는 error, 즉 "오류"이다.

현재분사로 하면 "실수를 하고 있는"이라는 뜻이 되고 형용사로 번역하면 "틀린", "정도에서 벗어난", "과오를 범한" 등의 의미를 가진다. 근데 이걸 동명사처럼 생각하면 "이탈" 정도로 번역해도 된다. 책의 내용을 보면 차라리 동명사로 생각해 "이탈"로 번역하는 게 나은 것 같다.

어쨌든 테일러는 이 책에서 서구 신학의 전반적인 구성 내용인 하나님, 자아, 역사 그리고 책이 서로 이어져 있는 “연계 체계”로 보았다. 즉, 하나님이 해체된 자리에 자아가 들어섰고, 자아가 해체된 자리에 역사가 세워졌고, 이 역사마저 해체되고 그 자리에는 책, 즉 성서가 들어섰다고 서구신학을 해석한 것이다. 좀 불경스러운 말로 그 놈이 그 놈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기존의 신학적 체계 및 교리들에 대한 쟁점이 무엇인지를 무서우리만치 해체한다. 이 책을 통해 테일러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점은 해체가 일종의 “erring”임을 주장한다. 이러한 erring 현상은 하나님, 자아, 역사 그리고 책과 같은 용어들의 전통적인 서구 개념화에 대한 해체이고 또한 해체의 지배적인 구조 틀 속에 갇혀 있는 기독교 전통의 신학적 개념들에 대한 테일러 자신의 재구성이다.

이른바 프랑스 철학자 쟈크 데리다의 해체적 독법이 작용하고 있는 지점이다. erring의 출발과 중심적인 테마에 대한 테일러의 신학적 중심은 “신 죽음의 신학”이다. 니체와 데리다 그리고 알타이저로 이어지는 죽음의 수사학적 미학이 테일러의 신학적 사유의 과정이다.

테일러 그 자신이 말하고 이용하고 있지만, 데리다 제대로 이해 못하면 이 책 반도 이해 못한다. 정말 책이 현란하다. 책꽂이 꽂혀 있는 제본된 책을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뎅장.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