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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cuncta fluunt



드디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완독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20세기 후반에 ‘제2의 오비디우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는데, 그러고도 남을 작품이다.

그 이전 그리스 문학의 정점에 있었던 선배 문인들인, ‘호메로스’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들’과 견주어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아니 그들의 영향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영웅들의 전투장면은 호메로스가 환생한듯 했고,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장면은 그리스 비극 작가들의 부활을 보는듯 했다.

그나저나 그리스 고전을 호메로스부터 거의 시간 순으로 읽어오니 정말 보이는게 다르다. 그렇게 읽어오지 못했다면 호메로스의 환생이니 그리스 비극 작가들의 부활이니, 이런 수사를 감히 쓰지도 못했을 텐데 말이다. 문학의 전승과 창조적 변주가 보인다.

마음이 뿌듯하다. 뎅장. ㅋㅋㅋㅋㅋ

“온 세상에 영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소. 만물은 흐르고, 모든 형상은 변화함으로써 생성되는 것이오. 시간 자체도 끊임없이 움직이며 흘러가는 것이니, 강물과 다르지 않소. 강물도, 덧없는 시간도 멈춰 설 수 없기 때문이오. 하지만 마치 물결이 물결에 밀리고, 모든 물결이 뒤에 있는 물결에 쫓기면서 앞에 있는 물결을 쫓듯이, 그와 마찬가지로 시간도 달아나며 동시에 뒤쫓으니 언제나 새로운 것이오.”
- 오디비우스, “15권”, <변신이야기>, 천병희 옮김, 2판 (서울: 도서출판 숲, 2017), 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