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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의 사색

어린 시절 동네 패싸움에 대한 기억

아침 나절 강의를 마치고 점심 나절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그늘에서 쉬면서 멈춰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아이를 데리고 나온 어머님들도 계셨고, 한 아이의 어머님이 다른 어머님들과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아이의 나이가 6살이고 병원 다녀오는 길에 유모차를 가지고 나오셨단다.

6살이라는 이야기가 들리자 “난 저 때 뭐했지?” 하는 물음이 머리를 스친다. 첫 번째로 떠오르는 기억이자 유일한 기억은 이 동네 저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며 패싸움 하던 것이었다. 이건 뻑 하면 집단 패싸움이었고 우는 놈이 하나라도 생기면 무조건 패배였다.

초딩 입학 전이었으니 목발로 다닌 적은 별로 없었고 친구들에게 업혀 다니면서도 그런 패싸움에서 빠진 적은 없었다. 일단 선빵이 유효해야 했고 어쩌다가 맞아도 아프다고 울면 안 되었다. 꼬딱지만한 동네에서 니들 동네 우리 동네 하는 의식은 뭐가 그리도 강했던지.

그러고 보면 지금 아가들은 참 곱게 크고 있구나 싶다. 내 또래의 아이들 중에서 부모님이, 특히 어머님께서 집에 계시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가정이 거의 없었다. 공장을 다니시든지 하다 못해 공원에 김밥 장사를 다니시면서 집안을 꾸리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사정이 이러니 또래 아이들끼리 어불려서 노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이 동네 저 동네 쏘다니면서 친구들 만들고 놀다가 수 틀리면 무조건 쌈박질이었다. 얻어 터지고 들어가도 뭐 별일 아니었고 맞고 들어온다고 오히려 혼나던 시절이었다. 그것 때문에 부모님들끼리 언성 높이는 일들도 없었고 말이다.

아이고, 참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또 떠오른다. 뎅장.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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