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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손으로

9.11, 21세기가 기억해야 할 날


2001년 9월11일 아침 8시45분(미국 시간). 우리나라 날짜로는 9월12일 새벽이었다. 기숙사에서 통닭을 먹고 있었는지 뭘 먹고 있었는지 어쨌든 롬메이트와 다른 몇 형들과 먹고 있는데, 어느 방에선가 "와~" 하는 소리와 "인터넷 봐봐"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뭐야" 하는 마음에 인터넷에 접속하고 뉴스를 보니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그 당시는 나도 부산을 왔다갔다 하던터라 부산에 있는 여자친구와 후배들에게 그 늦은 시간에 문자를 보내 텔레비전 보라고 난리를 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후배들 몇 명과 문자를 몇 차례고 주고 받았다. 이게 내가 9.11을 기억하는 전부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 2003년 연초에 미국은 이라크에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구실 삼아 침공했고, 전쟁이 발발했던 모습을 병원에 입원해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했었다. 웃기는 기억은 그 당시 병원에 입원하기 전부터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아마도 후배들에게 몇월 몇일에 전쟁날꺼라고 예언 비스무리하게 했었는데 정말 그 날에 턱 하고 전쟁이 터졌었다. 진반농반이었는데 들어맞고 나니 정말 기분이 묘했었다. 
세계역사에서 9.11은 또 하나의 축이었다. 이 사건 이후로 헐리우드 영화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이 이에 미쿡의 트라우마다. 그리고 미쿡 정부 산하에 무슨 정보조직이 하나 생겼다는 것이 공공하게 드러났고 그 권력이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막강하다고 들었다. 

또 하나 웃지 못할 일은 2004년 이 사건을 분석한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의 등장이었다. 무어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9.11은 철저히 자자극이라는 논리를 시종일관 밀고 나갔다. 사실 9.11이 발생한 그 당시에 여러 명의 친구들과 인터넷 방송을 보면서 동일하게 입을 모았던 말이 "저거 이상한데?" 하는 것이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일반 사람이 버젓이 눈에 일어나는 사건을 보면서도 이상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뭔가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뭔 쑈 하는거야?"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마이클 무어"가 아주 사건을 난도질을 했었다.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를 보았을 때에도 "생각했던거랑 별로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사실 식상하기까지 했었다.

어쨌든 마이클 무어는 이 다큐멘터리 이후로 '무어워치'(www.moorewatch.com)라는 안티 사이트까지 얻게 되었다. 이 사이트의 목적은 단 하나였는데,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49)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이었다. 사이트의 첫머리에는 운영자의 이런 글이 올라있다. 

″이 나라(미국)에 위해를 가하고 있는 마이클 무어의 입(그리고 컴퓨터 키보드)에서 나오는 모든 말, 단어 하나까지도 철저히 감시해서 그의 이중적 발언 뒤에 숨은 진실을 폭로하자.″

하여간 세상 어디에나 극우 보수에 꼴통들은 있기 마련이니 미쿡이라고 다르겠나 말이다. 

하여간 이것도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를 일이지만, 2004년인가 2005년에 칸국제영화제 사상 최초로 다큐멘터리 영화인 '보울링 포 콜롬바인'을 경쟁부문에 올려가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최고로 권위있다는 세자르영화상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고 알고 있다. 마이클 무어는 이 다큐멘터리 하나도 세계반미운동의 최전선에 서 있게 되었다.

하지만 9.11의 효과는 무엇보다도 세계석유시장의 재편에 있었다. 물론 이라크 전쟁이 이것의 최종 결과물이었지만 그 발단은 9.11 사건에 있었다. 일각에서는 부시 집단이 이것을 염두에 두고 장기계획을 짠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다면 그 집단 애들 정말 대단한 것들이다. 그런데 그것을 누가 알겠나 말이다.

또한 그 이후로 미쿡의 세계권력재편은 더욱 강력해지고 가속화되어 갔고 이제는 거의 무소부재의 힘으로 세계를 주무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먼 훗날, 21세기, 아마도, 세계가 기억해야 날 중의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 날은 분명히 9.11일게다. 세계가 한 번 휘까닥 뒤집어지는 발단이 여기에서부터였으니 말이다. 이후 역사가 뭐라고 기록할지는 두고 봐야할 문제이지만 말이다. 

닝기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