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el Schneider라는 프랑스의 한 작가가 피아니스트 Glenn Gould에 관한 전기 소설을 썼다. 이 책으로 Prix Femina Vacaresco를 받았다. 이 상은 매해 출판된 가장 우수한 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문학상이고 심사위원은 모두 여성 작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어쨌든 미셸 슈나이더가 글렌 굴드에 대해 쓴 전기의 제목은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Glenn Gould, Piano Solo, 이창실 옮김 [서울: 동문선, 2002])이다. 전기라면 전기문이지만 생애의 사건적인 것들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다만 ‘예술가의 경우 작품의 총목록이 곧 그 삶의 전기일 뿐’이라는 입장에서 얘기하는 전기이다. 굴드의 연주들, 연주회들을 중심으로 ‘굴드와 음악’을 깊고 섬세하게 해부한 글이다.
슈나이더는 책에서 이런 말을 한다. “한 20년 굴드를 들었지만...” 약간 부풀려서 말을 했다고 해도 “도대체 얼마나 굴드의 음악을 들었으면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그러니 이런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여간 굴드 횽아의 삶은 기괴하기 짝이 없다고 한다. 가장 정점에 섰을 때의 돌연한 은퇴와 더불어 횽아가 사망하기까지 한 번도 콘서트 장에는 얼굴을 내밀어 본 적도 없었고 음반사의 스튜디오에서 연주한 것이 다였다. “왜 그랬을까?” 하고 의문이 들만도 한데, 이 점에 대해 슈나이더는 이렇게 쓰고 있다.
“굴드가 콘서트를 비난했던 가장 큰 이유는 청중의 존재로 인해 그의 연주가 왜곡된다는 점이다.”(152)
이 말을 곰곰히 곱씹어 보면 굴드 횽아에게 연주라는 것은 어느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정말 이기적이 짝이 없는 횽아인 것 같다. 하지만 어쩌랴 그리 연주를 잘 하니 뭐라 할 말이 있겠나. 뎅장. ㅋㅋㅋ
굴드 횽아의 기이한 행적 중에 가장 유명한 일화 중에 하나가 그의 평소에 애용하던 피아노와 그 회사에 얽힌 이야기이다. 굴드 횽아는 만년에 잠시 야마하를 쓰기는 했지만 그가 즐겨쓰고 좋아한 피아노는 <스타인웨이 CD318>이었다고 한다. 그것도 그만의 174번째 생산된 피아노였단다. 그 피아노를 불의의 사고로 잃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1960년 초 굴드 횽아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피아노의 건반을 좀 더 가볍게 하기 위해 스타인웨이사의 전속 조율사 윌리엄 후퍼를 불렀다고 한다. 후퍼는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애용하는 그 유명한 호로비츠와 굴드를 위해 스타인웨이사 측에서 특별히 채용하고 있는 조율사였단다. 굴드의 집에 온 후퍼는 굴드와 이야기를 나누다 친근감의 표시로 그의 등을 가볍게 한번 툭 쳤단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절대 악수하지 않는다는 결벽증의 소유자. 소련에서 니콜라예바와 악수할 때조차 장갑을 낀 채 였던 굴드에게 이것은 경천동지할 일이었다. 그는 즉시 왼팔과 등에 통증과 왼손 넷째 손가락과 다섯째 손가락이 마비되었다고 주장하며 스타인웨이사에 3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단다. 이 재판에서 누가 승소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 사건이 굴드의 노이로제 증세를 더욱 악화시킨 것만은 확실했다고 한다.
게다가 굴드는 이전부터 ‘감기에 걸렸다’ 혹은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등의 핑계댈 만한 것만 있으면, 아니 핑계될 것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예정된 연주회를 취소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었단다. 그는 함부르크에서 휴식하던 중 번스타인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 적도 있었다고 한다. “나는 앞으로 유용하게 써먹을 병의 이름들을 적어놓은 리스트를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특히 콘서트 매니저들에게 효과가 있을 병들을 앞으로도 더 찾아볼 생각입니다.” 횽아의 나이 26세때의 일이란다. 아우~ 멋지구리한 횽아~ ㅋㅋㅋ
어쨌든 굴드 횽아가 원칙을 깨고 같은 곡을 두 번 녹음한 적이 있는데, 일명 “Gouldberg”라고 하는 J. S. Bach의 Goldberg Variations이다. 횽아의 데뷔 레코딩이기도 했던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1981년에 다시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이듬해인 1982년에 생을 마감했다. 아래 링크는 바로 1981년에 녹음했던 연주실황을 녹화한 것이다.
이 영상을 잘 보면 굴드 횽아의 아버지가 만들어주었다고 하는, 연주회가 열리는 곳에 늘 가지고 다녔다고 하는 흔들거리는 의자에 앉아 입으로는 흥얼 흥얼거리며 자기만의 연주 세계에 푹 빠져 연주하는 기이하기까지 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떤 분들은 이 연주 실황을 잘 들어보면 굴드 횽아의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는데, 난 아직 안 들린다. 내공이 부족한 모냥이다. 에이~ 뎅장~ ㅋㅋㅋ
하여간 며칠 째 끊도없이 내리는 장마 속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때 되면 밥 먹고 화장실 가고 음악 듣고 책 보는 것이 다인 삶의 패턴이 흡사 집에서 사육 당하는 느낌이 드니 사람 환장할 노릇이다. 정말 우울증 걸리는 거 아니지 모를 지경이다. 아~ 제발 비님아 그만 좀 내려라~ 닝기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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