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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손으로

당장의 고통에 연연해 하지 마라...

초딩을 마치기 전에 큰 수술을 여러 번 받았었다. 수면 마취가 필요한 수술이었다. 깨어나지 않으면 깔끔하게 이 세상과 작별헤야 하는 수술이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수술을 안 하면 안 했지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정말 큰 수술이었다. 

그런 수술이 끝나고 다행이 눈을 뜨게 되면 3일간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특히 깊은 밤과 날이 밝아 오는 새벽녘이면 사람의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 이런 고통은 마취 기운이 완전히 사라지고 수술 부위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일어나는 고통이다. 

그 극심한 고통을 이기지 못해 진통 주사를 맞거나 진통제를 먹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진통주사를 맞거나 진통제를 먹으면 그 당시에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으나, 이런 것에 의존하지 않을 때는 3일이면 해결될 고통이 더 오랜 기간을 연장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초딩을 졸업하기 전이니 정말 아무 것도 모를 때, 엄니께서 "진통제 맞으면 아픈 게 오래 가 , 그냥 참으면 3일이면 끝나, 그러니 아파도 참어" 하신 말씀을 따라 몇 차레의 대수술 거치고 끝난 후에 진통 주사나 진통제 없이 견디었고 3일 후에는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어제 선거 이후로 무수한 담론들이 쏟아진다. 하나 하나 읽어보니 헛웃음만 나온다. 그냥 입 다물고 조용히 우리에게 몰아친 고통을 감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프다고 꾁깩거리며 아무 말이나 쏟아내지 말고 말이다. 그렇게 쏟아 놓으면 당장의 통증은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고통은 치료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다가와 있는 고통이 어떤 것인지 눈물을 흘리며 깨닫고, 이것이 지난 후에야 수술 부위가 회복된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인정했으면 좋겠다. 

극심한 고통 후에 회복된 수술 자국은 더 단단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