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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손으로

이명박의 불법사찰은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


요 며칠 사이 파란지붕의 명박이와 그 쓰레기 일당들의 불법사찰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벌집 쑤셔 놓은 것 같은 분위기다.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회자되는 이름이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다. 미국의 38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자신의 재선을 위해 미국중앙정보부(CIA)의 인력들을 가동해 상대방을 불법 감찰한 사건이었고, 이것이 사실로 밝혀지자 대통령 직에서 하야한 사건이다. 내가 볼 때는 지금 현재 밝혀지고 있는 가카와 그 쓰레기 일당들이 한 짓은 그거 보다 더 큰 사건인데 꼼짝도 안 하고 안면 몰 수 하고 있고 있다. 아~ 정말 낯짝도 두껍다. 어쨌든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 좀 이야기해 보자.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emocratic National Committee)는 38대 미국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워터게이트 콤플렉스(Watergate Complex)의 한 빌딩 6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72년 6월 17일 오전 2시30분, 사무실에 5명의 괴한이 침입했다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한 절도 사건으로 마무리 하고 있었고, 하연지붕에서도 민주당의 선거 관련 사무실이기는 하지만 사건 자체는 “유치한 3류 절도사건”이라고 논평했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언론인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 사건을 단순 절도 사건으로 지면 한 구석에 찌그마 하게 보도했었다. 하지만 어디에나 삐닥이는 있는 법,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는 이 사건이 뭔가 석연치 않다고 생각했고 뒤를 캐기 시작했다. 

밥 우드워드 하면 2004년 조지 부시(George Bush)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한 「공격계획」(Plan of Attack)이라는 책을 써서 또 한 번 유명세를 탔지만, ‘밤의 대통령’이라 불릴 만큼 커다란 영향력을 지닌 워싱턴 포스트의 간판 기자이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풋내기 경찰기자였다. 어쨌든 그의 기자로서의 출발은 보잘 것 없었다. 예일대에서 영문학과 역사를 공부한 뒤, 1970년 하버드 법대에 입학 허가를 받았으나 갑자기 신문기자의 길로 들어선다. 공부하기보다는 기자가 되길 잘 한 것 같다(ㅋ). 

워싱턴 포스트를 찾아간 우드워드는 발가워 하지 않는 편집국 간부들에게 2주일 동안만 자신을 시험삼아 써봐 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2주일 동안 그가 쓴 17개의 기사 중 신문에 실린 것은 하나도 없었단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 간부들이 그를 불쌍하게 여겼던 것일까, 이들은 몽고메리 센테니얼(Montgomery Centennial)이라는 아주 작은 지역 신문에 그를 소개시켜 줬고, 우드워드는 그곳에서 기자로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우드워드는 탐사기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1년 후 다시 워싱턴 포스트의 경찰기자로 돌아왔다.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얼마 전에 개봉했던 “모비딕”이라는 영화에서, 극중 “손진기”(김상호) 기자와 비슷한 것 같다. 

워터게이트 사건만 해도 그랬다. 모두 다 사소한 절도 사건으로 치부해 버렸지만 그는 뭔가 이상한 것이 있다고 생각했고 동료 번스타인과 함께 끈질기게 쫓아다녔다. 기자들의 촉은 뭐가 달라도 다른 모양이다. 그러다가 보석 심리가 진행 중인 법정에서 붙잡힌 일당 중 한 명이 “전직 CIA 직원”이라고 답변하는 것을 들었다. 그 순간 우드워드는 ‘대단한 뉴스거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말단 기자들이 권력의 핵심부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 않은가. 이럴 때 정말 서럽다. 2005년도인가, 국보법 문제로 시위를 하고 있던 한총련 친구들이 민주당사로 기습 시위를 들어갔고 부랴부랴 쫓아갔던 나에게 견찰들이 그랬다. “정식 기자증을 보여주세요.” 덴장. 이제 막 시작한 신문사고 인터넷 기자협회도 가입이 안 되어 있던 시절에 그런게 어디 있냐고 제기랄. 결국 그냥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런 그들에게 결정적인 제보 하나가 들어왔다. 정부 내의 고위 인사로부터 ‘자금을 추적해 보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워싱턴의 한 지하 주차장에서 만났다는 이 제보자에 대해서 우드스타인은 ‘딥 스로트(Deep Throat)’라고만 했을 뿐 그가 누구인지 전혀 말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X-File이 생각나지 않는가? 푸핫(ㅋ) 재미있는 것은 발행인인 그레이엄 여사가 물었을 때도 그들은 함구했다고 한다. 기자는 제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이건 일설이지만 그 ‘딥 스로트’가 또라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라는 추측 보도가 있었으나 우드워드는 이에 대해서도 입도 빵끗 안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나면 밝히겠다는 약속을 30년이 넘게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정말 대단하기는 하다. 나같았으면 입이 근질거려 하루도 못 견뎠을텐데(ㅋ). 

어쨌든 ‘딥 스로트’의 제보대로 자금을 추적하다가, ‘닉슨 재선위원회(CRP, Committee to Re-elect the President)’의 자금이 민주당 전국위원 사무실을 도청하는 데 쓰였다는 것을 밝혀냈다. 닉슨(Richard Milhouse Nixon)은 측근들을 사임시키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으나, 의회 청문회에서 개인의 권력 유지를 위해 국세청(IRS)과 중앙정보부(CIA)를 이용하고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스스로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 꼴 사납게 물러난 것이다. 그냥 처음부터 잘못했다고 시인하고 물러났으면 어땠을까 하지만 권력을 잡은 인간이 그 자리에서 내려온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이다. 

이때도 워싱턴 포스트는 행정부의 엄청난 협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 신상털리고 도청, 미행 난리도 아니었을게다. 편집장 그레이엄 여사의 회고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바로 직전 한 리셉션에서 헨리 키신저와 마주쳤는데, 키신저가 매우 불쾌하다는 투로 “도대체 왜 그러시오? 우리가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요?” 하며 따져 물었다고 한다. 그 유명한 헨리 키선저가 말이다(ㅋ). 

그레이엄 여사는 여기에다 대고 ‘여론조사쯤은 나도 볼 줄 안다, 닉슨이 재선되리라는 데 대해선 털끝만큼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속으로는 뭐라고 했을까가 더 궁금하다(ㅋ). 어쨌든 키신저는 닉슨이 재선되고 나면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을 모두 손봐주고 싶어 한다고 귀띔했단다. 그런데 이게 공갈협박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세무조사, 방송국 허가권을 갱신해 주지 않겠다는 협박, 제3자로 하여금 워싱턴포스트 주식을 사게 해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시도나 주가 폭락 유도 등 워싱턴 포스트를 향한 압박이 시작되었다. 뭐 권력을 잡은 인간들이 하는 짓거리는 어디서나 똑같다. 비열한 인간들(ㅡ.ㅡ+). 

당시 닉슨의 선거본부장이자 나중에 법무장관이 된 존 미첼(John Mitchell)은 “보도하면 캐서린의 젖가슴을 큰 세탁기에 넣고 짜버리겠다”는 모욕적인 말까지 해가며 협박했단다. 미친 쉐키들. 어쨌든 후에 워터게이트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우드워드는 편집장 그레이엄 여사에게 10달러짜리 빨래 건조기를 선물했고, 그녀는 그것을 자기 사무실에 전시해 두었다고 한다. 역시 승자는 최후의 웃는 사람이다. 

앞으로 점점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증거들이 나타나겠지만, 더 비참해 지기 전에 명박이와 그 쓰레기 일당들은 조용히 파란지붕 비워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승만처럼 “나는 몰랐는데” 하며 질질짜는 추대 보이지 말고 말이다. 그런데 이거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왜 반응들이 시킁둥한지 잘 모르겠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 어쨌든 명박이와 그 쓰레기 일당들이 어여 파란지붕에서 나와 콩밥 먹으러 갔으면 좋겠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