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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손으로

“저는 짐승이 아니고 사람입니다.”

20살 된 자폐 청년이 페이스북 내 이웃님께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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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궁준입니다.” 

“저는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짐승이 아니고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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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쩌면 장애인은 위험한 짐승일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짐승인지 모르는 멀쩡하다고 하는 인간들에게 “자신들이 짐승”이라고 가르쳐 주니 말이다. 아니 장애인은 차라리 위험한 짐승으로 사는 것이 좋을게다. 자신이 짐승인지도 모르는 인간들에게 “짐승은 너희들”이라고 가르쳐 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 나도 위험한 짐승이다. 

예수께서 그러셨다: “이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요,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 (요한복음 9장3절). 

아래 글은 이웃님이 쓰신 글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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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짐승이 아니고 사람입니다> 

제가 춘천작업장에서 퇴출되기 바로전인 2007. 11월 중순경으로 기억됩니다. 제 집무실로 한 엄마가 20여세 된 아들을 손잡고 저를 찾아 왔습니다. 제 집무실에서 맞이하니 엄마가 아들을 보고 ‘여기 사장님이셔, 인사드려.’ 하니까 상당히 더듬거리며 제 이름을 묻습니다. 

제가 내 이름을 밝히니까 더듬거리면서... ... 

“저는 남궁준입니다.” 

“저는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짐승이 아니고 사람입니다.” 

“사람은 일을 해야 합니다.” 

“저도 일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 친구를 보니 쉴 새 없이 떠들고, 무엇이던 만지고, 핥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폐장애인이며 이름은 남궁준입니다. 참으로 가슴이 답답하였습니다. 그 엄마에게 도저히 안 되겠다는 말을, 저로서는 도저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짐승이 아니고 사람이니, 일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그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습니다. 

‘어떤 방법이 생기겠지.’ 

‘그래 한번 해 보자.’ 

‘반드시 <수>가 생기리라.’ 

‘반드시 그 <수>를 찾아 <행>하리라.’ 


저는 이 친구를 받아드리고, 자폐아와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하반기의 작업장 회무는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익금을 이러한 장애인과 함께 방안을 찾는데 써 보자. 그리고 우리가 이런 친구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에, 이 사회는 반드시 응원하고 함께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감성홍보로서 우리의 앞길을 열어 주고, 매출증대로 이어지리라 저는 확신하였습니다. 

그러나 춘천시 공무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렇게 무능력한 자들을 왜 자꾸 끌 어들이냐면서 해고를 요구하였고, 그것이 제가 춘천작업장을 퇴출되게 된 동기였습니다. 그 후 춘천공무원들은 이 자폐아를 포함하여 20여명을 내쫒고, 그 자리에 춘천시청 퇴직공무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장애인복지계 인턴사원들의 취업자리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