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들은 자서전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자신을 타자화시킴으로 새로운 주체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자신의 이름에 각주를 다는 작업으로 자신을 객관화시키고 그럼으로써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글이 쓰여지면 저자는 죽는다고 저 유명한 프랑스 구조주의자 롤랑 바르트가 말하지 않았는가!? 저자는 자신에 대한 글을 씀으로 죽음에 이르고, 죽음을 통과한 저자는 새로운 주체로 부활하는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저자는 자신을 씀으로 자신을 흩으러뜨린다.
이것은 나를 씀을 통해 내 죽음을 맞이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부활을 경험하고, 그 자리에서 또한 메시야의 도래를 기다리는 것일게다. 죽음과 부활, 메시야의 도래는 멀리 있지 않다. 자신을 씀 속에 있다. 그래서 날마다 나를 쓰는 것이다.
그래서 서구식 각주 쓰기 글은 어쩌면 자기를 죽이고 모두를 죽이며, 급기야 메시야를 다시 이 땅에서 죽이고 추방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자기를 쓰는 일이 신학의 작업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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