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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헌책방 나들이


한 주 정도 되었으려나 아플 이유도 아플 곳도 아닌 곳이 아프길래 오늘 병원행을 선택하고 2시 쯤 되어 집을 나섰다. 찾아간 병원은 늘 그렇듯이 사람이 혈압 오르게 했다. 그런 차에 또 한 바탕 싸울 뻔 했지만 그럭저럭 승질 누르고 병원 문을 나서게 되었다. 


결과야 앞으로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고 최악의 경우는 수술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일단 지켜 보는 수밖에... 


그렇게 병원을 나와 학교 도서관으로 오는 길에 오랜 친구 같은 헌책방을 들렀다. 으리으리 한 대형 서점들 보다 생각지도 않은 보화를 밭에서 찾아내는 것처럼 헌책방은 그런 기쁨이 있는 곳이라 더 좋다. 



늘 가더 곳이라 대충 책들이 어디 있는지 알기에 기웃기웃거렸지만 사장님께서 위치들을 조금 바꾸셨던 모양이다. “사회과학 서적은 저쪽에 있어요” 하신다. 20-30분 구경했으려나 눈에 띠는 책들을 업어 왔다. 


그 중에서 제일 신기했던 것이 맑스의 『자본론』 영문판이다. 한국의 한 출판사에서 영국의 출판사와 정식 계약을 맺었는지 어쨌는지는 책 속에 기록된 것이 없기에 알 수가 없지만, 영문판 중에 가장 권위 있다는 출판사의 맑스의 『자본론』 영문판을 출판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낼름 모시고 왔다. 


그리고 이젠 수집하는 단계에 들어간 이청준 선생님의 책과 그람시에 관한 책, 그리고 문학사회학에 관한 책 한 권. 이래 저래 업어 온 책들을 보면서 이젠 내 책 보는 성향이 더 이상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약한 어휘를 위해서는 시집과 소설들을 좀 읽어야 할 텐데 통 손이 안 가는 것이 사실이다. 쫌 큰 일이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