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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발을 담그고

동기 녀석과 Gary Moore의 Still Got The Blues...


비 오는 날이면 Kanon을 듣는다고 했더니,
대학 동기이지만 나이는 적은 녀석 하나가
시간 상으로 어제 내 twitter에 이런 Mention을 날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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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hrbuecher 난 게리무어의 스틸갓더블루스~ 돌아가셨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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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답다.
대학 다닐 때부터 옷 입고 다니는 거나
행동들이 워낙 스타일리쉬 했던 녀석이었는데,
시집 갈 때 처음 봤던 신랑도 거의 영화배우 수준이어서 역시나했었다.  

결혼 한 후로 한 동안 연락이 끊겼었는데,
녀석이 어느 날 메일을 보내와서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참 이 녀석에 대한 기억이 여러 가지 있지만,
학부 단대 학생회장 할 때 녀석을 학생회 회계를 시켰더니
잘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이 녀석을 좋아했던 남정네들이 많았는데,
신기하게 이 녀석과 연결시켜 달라는 청탁이 늘 나한테 왔었다.
결국 지 혼자 잘 해서 겁나게 잘 생긴 신랑을 만났다...ㅋ  

이 녀석만 생각하면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든다.
동기라서 대학원 진학 즈음에 고민하고 있을 때,
스승님과 내가 녀석 하고 싶어했던 전공을 그만두게 하고
다른 전공을 택하게 해서 그래도 가장 명망 있는 여자 대학의 대학원에 진학시켰다.
하고 싶은 전공이 아니었는지 녀석 맘 고생이 많았던 것 같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으로 자주 찾아오기도 했고,
녀석 세미나 발제문을 같이 만들기도 했고,
녀석 대학원 논문의 주제도 잡아주고 그 주제로 같이 공부를 하기도 했었다.
녀석에게 써 보라고 했던 주제가,
“Martin Buber와 Emmanuel Levinas의 타자 개념 비교 연구”였다.

녀석이 한 참 이 주제로 논문을 쓰려고 할 때,
한국에 막 레비나스의 책들을 번역되기 시작해
함께 책을 구입하고 공부를 진행하고 있었다.
근데 녀석 결국 중간에 포기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랬는지 녀석과 연락 안 되기도 했었다.
도리어 내가 많이 미안했었다.  

녀석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안겨 주었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어쨌든 그렇게 연락이 닿은 이후로
문자도 주고 받고 트위터에서 이야기도 주고 받고
잘 사는 것 같아 좋다.   

얼마 전에는 커피도 보내줘서 아주 잘 먹었다.  

녀석이 좋아하는 며칠 전에 음악과 함께 영면한
Gary Moore의 이 노래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안타까운 일이다.




Still Got The Blues

- Gary Moore

Used to be so easy to give my heart away
But I found out the hard way
There's a price you have to pay
I found out that love was no friend of mine
I should have known time after time

So long, it was so long ago
But I've still got the blues for you

Used to be so easy to fall in love again
But I found out the hard way
It's a road that leads to pain
I found that love was more than just a game
You're playin' to win
But you lose just the same

So long, it was so long ago
But I've still got the blues for you

So many years since I've seen your face
Here in my heart, there's an empty space
Where you used to be

So long, it was so long ago
But I've still got the blues for you

Though the days come and go
There is one thing I know
I've still got the blues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