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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에 관하여

요즘 다시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는 글들이 있다.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에 대한 글들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논의가 휩쓸고 지나간 주제이다. 문헌들을 살펴보면 대충 그 정도 시기에 출판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남조선에서도 2000년대 중·후반에 논의가 활발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호기심에서 아는 것도 없으면서 괜히 나도 기웃거리기도 했고. 그 당시에는 남조선 상황과 딱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사회 자체가 이렇게 변형되겠구나 싶기는 했었다.


그러다가 최근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가 이미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지만, 이제 그 폐해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본격적이라는 말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겠냐는 논의로 읽어도 무방하지 싶다.


어쨌든 얄부리 한 책을 하나 읽다가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에 대한 아주 쉬운 정의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개발새발 번역해 보았다. 근데 번역을 “기술관료제”로 해야 할지 “기술 지배 체제”로 해야 할지 비전문가인 내 입장에서는 아리까리 하다, 뎅장. ㅋㅋㅋ


“‘Technocracy’ was a seven-day wonder in the United States of the Depression(68) but is nowadays more Continental than Anglo-Saxon, and usually refers to the actual and potential political power of technical administrators, economists, engineers and related groups.(69) In short, it is to be thought of as a rather special mutation of bureaucracy.”

- R. Williams, Politics and Technology, London: Macmillan Education, 1971, 24.


“‘기술 지배 체제’는 대공황 시절 미국에서 짧은 기간의 호기심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앵글로-색슨적이라기보다는 더욱 대륙적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기술 지배 체제는 전문 행정가들, 경제학자들, 기술자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집단들의 실제적이고 잠재적인 정치 권력을 가리킨다. 요컨대, 기술 지배 체제는 관료제의 보다 특수한 변형으로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68. See Henry Elsner Jr, The Technocrats, Prophets of Automation(Syracuse, N.Y.: Syracuse U.P., 1967).

69. See F. F. Ridley, ‘French Technocracy and Comparative

Government’, Political Studies, XIV (1966) 3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