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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손으로

백악관 최후의 날? 진짜?


헐리우드의 한 영화를 봤다. 한글 제목은 “백악관 최후의 날”이다. 아직 한글 자막이 없어서 영어자막으로 본다고 쌩 식겁을 했다. 어쨌든 제목만 보고는 백악관에 뭔 테러집단이 침입해서 장악하고 이 사건이 해결되는 영화겠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런 영화였다.

그런데 백악관에 침입한 테러집단의 정체가 초반부터 분명하게 밝혀지는데 그 정체에서 빵 하고 한 번 터졌다. 북한이 이 테러집단으로 등장한다. 엄청난 수의 잘 훈련된 요원들과 무서운 화력으로 무장하고 거침없이 백악관의 모든 경호원들을 싹쓸이 하고 백악관을 13분만에 장악해 버린다.

참 웃긴다 싶은 생각이 들어 원래 제목은 뭐였을까 하고 영화를 중간에 멈추고 살펴보니 “Olympus Has Fallen.”이었다. 원제목에서 또 한 번 빵 하고 터졌다. 실제로 백악관을 경호하고 있는 사람들이 쓰는 용어인지는 나로서도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그렇다면 미쿡애들 겁나게 웃긴다. 백악관이 올림푸스라니???

어쨌든 이런 영화의 내용이야 빤 하고 열심히 쏘고 죽이고 결국 미쿡의 승리로 끝나는 것이 그 줄거리다. 그런데 영화 중초반에 백악관을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 백악관 내부의 배신자가 한 명 등장한다. 그 배신자가 감히 미쿡 대통령에게 이런 어마어마한 대사를 사정없이 날린다. 

“You sold this country out long before I ever did.
Globalization and fucking Wall Street.
What's it cost to buy a presidency nowadays anyway?
$500 million?
I'm a fucking rookie compared to you!”

영화를 멈추고 한 참을 들여다봤다. 진짜 저런 사상을 가지고 감독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고 이 영화를 본 미쿡 사람들은 저 대사에 얼마나 공감을 했을까 싶기도 했었다. 하기야 미쿡 전역에서 일어났던 Occupy Wall Street를 생각하면 저 정도 대사가 충분히 등장할만도 하겠다 싶었다. 

미쿡 사람들에게도 2007년부터 시작된 미쿡발 경제공황이 트라우마로 자리잡고 있기는 하구나 싶은 생각이 든 영화였다. 그리고 미쿡에게 제거되어야 할 적은 이제 북한으로 인식되도록 몰아가고 있구나 싶었다. 헐리우드의 충실한 정치적 메시지와 충견 노릇을 잘 볼 수 있는 영화였다. 뎅장.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