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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송재학 - 안 보이는 사랑

안 보이는 사랑 


- 송재학 


강물이 하구에서 잠시 머물듯

어떤 눈물은 내 그리움에 얹히는데

너의 눈물을 어디서 찾을까

정향나무와 이마 맞대면

너 웃는데까지 피돌기가 뛸까

앞이 안 보이는 청맹과니처럼

너의 길은 내가 다시 걸어야 할 길

내 눈동자에 벌써 정향나무 잎이 돋았네

감을 수 없는 눈을 가진 잎새들이

못박이듯 움직이지 않는 나를 점자처럼 만지고

또다를 잎새들 깨우면서 자꾸만 뒤척인다네

나도 너에게 매달린 잎새였는데

나뭇잎만큼 많은 너는

나뭇잎의 不滅을 약속했었지

너가 오는 걸 안 보이는 사람이 먼저 알고

점점 물소리 높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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