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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의 사색

새로움, 일상의 무심함에서 깨어날 때 유럽이라는 지리적 공간에 한정시켜 생각해 보면, 사람이 시간 혹은 역사를 인식하던 틀은 별들의 운행이나 왕조의 혈연계승과 같은 것이었다. 즉 자연적 혹은 신분적 요소들이었다. 예를 들자면 북쪽하늘에서 변하지 않고 듬직한 길잡이가 되는 별자리 북두칠성과 반대편에 있는 꺾어 쓴 3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제외하고, 사자자리나 목동자리가 보이면, 아~ 봄이구나 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한 왕이 죽고 그 다음이 들어서면 그에 따라 연수를 헤아렸는데, 세종 몇 년, 이런 식이었다는 말이다. 오늘 남한에서는 박근혜 2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써놓고 보니 욕 나온다, 씨바. ㅋㅋㅋ 어쨌든 재미있는 사실은 이게 유럽에서는 18세기 중반까지 계속되었다. 다시 말해 오늘날 우리가 곧잘 사용하는 라는 단어와 개념은 18세.. 더보기
공기 안 좋다 외출하고 돌아와서부터 그리고 잠시 잠시 복도에 나갔다가 들어오면목과 코 주위에서 자꾸 흙냄새가 느껴지길래 이게 뭔가 싶어앱을 돌려봤더니 역시나 공기 드럽게 안 좋다, 뎅장. ㅋㅋㅋ 더보기
생명이 있다는 것 ​​ 오랜 세월 바리스타 생활을 했던 후배가 드립을 하고 나면 거의 마지막까지 커피를 내리지 말고 버리라고 했었다. 다른 후배는 그걸 담을 수 있는 컵을 하나 직접 하나 사다 주었고. 늘 하던대로 엊그제도 커피를 내려 마시고 남은 커피를 내 책상 노트북 곁에 두었는데 저렇게 곰팡이 뭉게 뭉게 피어 있었다.생명이 뭘까 하고 잠시 숙연해진다. 더보기
우리 엄마 글자 몰라요 엊그제 파일 정리를 한다고 외장하드를 뒤적거리다가 엄니와 첫째 조카가 함께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엄니 돌아가시기 1년전 즈음에 찍은 사진이었다. 많은 늙으셨고 살도 많이 빠지셨을 때였다.어제 거의 밤을 세우다 싶이 하며 후배 녀석과 이것저것 이야기하다가 엄니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내가 가진 일종의 강박 같이 것이 어디서부터 왔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엄니 때문이었다는 것을 또 새삼 깨달았다. 그렇게 이야기 하다가 울컥하기도 했었고.내가 가진 강박 중의 하나가 지식을 아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권력관계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 중의 하나는 모르면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충분히 알려 줄 수 있는 문제인데 권력을 내려놓지.. 더보기
엄마와 여자, 모순적 삶의 양식 “카카오스토리”라는 SNS는 내가 느끼기에는 엄마들의 육아 일기장에 가깝다. 아가들과 엄마들이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올라와 보고 있으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특히 요즘은 동영상 기능이 추가되어 아주 어린 아가들의 몸짓이나 옹알이도 볼 수 있다. 그러다가 엄마로서 혹은 여자로서 겪어야 하는 살짝 가슴 시린 이야기들도 있어서 한 번씩은 짠하기도 하다. 그 중에 하나가 아이를 늦게 가져 이제 돌을 갓 지난 아가와 살아가는 엄마와 여자로서 결혼 5년차가 된 여자 후배의 이야기였다. 아가가 어리니 그 동안은 육아 휴직을 하고 있다가 아가를 위해 아예 사퇴서를 쓴 사연이었다. 그렇게 사퇴서를 내고 돌아오는 길에 셀카를 찍고 사진을 올리며 이런 한 대목을 적어 놓았었다. “나에게도 꿈이 있었다.. 더보기
종교의 신화는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니라 해석되어야 할 대상이다 어떤 종교이든 그 종교에는 그 종교만의 독특한 신화들을 가지고 있다. 신화라고 하면 발끈할 분들이 계시겠지만 신화인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스도교의 천국이니 부활이니 영생이니, 그리고 불교의 윤회니, 해탈이니 공이니 하는 것들이 그러하다.이러한 개념들을 우리가 지금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용어나 개념으로 논리화 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신화를 무슨 수를 써서 현재화 하겠는가,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 작업이 안 된다고 해서 그 종교가 쓰레기이거나 그 종교에 헌신하고 신앙하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것은 그런 식의 논리를 펴는 사람이 바보이거나 비논리적인 것이다.이렇게 모든 것을 현재의 이성과 논리로 치환하려고 하는 작업을 베버 할배는 탈주술화라고 불렀다. 또한 베버 할배에 따르면 오늘날.. 더보기
풍장을 하면 어떨까... 책을 읽고 있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해 왔던 생각이었는데, 내가 숨을 거두고 나면 그나마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장기들은 기증을 하고 풍장을 하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하늘의 이치일진데 굳이 무덤까지 만들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20대 시절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다. 어쩌면 인간이 억지로 만들어 놓은 자연의 피라미드에서 사람은 온갖 초, 육식 생명들을 섭취하며 살아가는데 죽을 때만이라도 자연에게 무엇인가 주고 가는 것이 또 하나의 이치가 아닐까 싶다. 죽어 겨우 뼈만 남는 인생일진데 그 뼈만 덩그러니 땅 속에 있는다고 해서 뭐가 좋을까 싶다. 그렇게 숨이 멈추어지면 어느 동물이 와서 먹는다고 한들 아프겠나 싶다. 이런 생각과는 하등 .. 더보기
자존심과 옳고 그름 나부터도 그러고 있으니 결국 내 얼굴에 침뱉기이지만,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주 그런 일들을 마주치게 되는데, 사람들은 자존심이 상하면 옳고 그름을 잘 따지지 않는다. 아무리 옳은 일이나 이야기라고 해도자존심이 상하면 그건 틀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나에게 물어보지만, 그 당시일뿐인데 잠시 그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자존심이 상하면 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이유를 나도 잘 모르겠다.정말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일이나 이야기가 정말 잘못되서 그런건지 말이다. 딱, 소인배의 행동거지가 아닐까 싶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저럴 때 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존심 이전에 옳고 그름을 먼저 판단할 수 있는 것 말이다.아무리 자존심이 뭉개진다고 해도 옳은 것은 받아들 수 있는 것.. 더보기
한 촌부가 고향 땅을 다시 밟았던 날? “오늘 뭔 날이가? 뭔 놈의 촌구석에 사람이 이리 바글바글 하노?”“그라게, 뭔 일이꼬?”“아야, 뭐꼬?”“몰라, 새로 슨상 왔다 카더라.”“슨상? 이장도 암말 엄뜬데, 뭔 새로 슨상이 왔단 말이꼬? 저 사람이 슨상이가?”“그런가베!”“근데 아야, 쟈 김씨 아들래미 아이가?”“어래! 그라고 보니 김씨 아들 맞네.”“매태 전에 공사판에 돈 벌러간다꼬 지 엄니랑 동생들 두고 집 나가더니, 쟈가 슨상이 됐단 말이가?”“아따 그런가 보네.”“쟈가 뭘 가리킨다는 말이꼬?”“봐라, 아야, 쟈가 뭘 가르킨다카노?”“세상을 디집는다카네요.”“뭐라? 세상을 디지버? 쟈가 뭔 수로 세상을 디지버?”“쟈, 어디 아프나?”“하늘에서 뭔 소리를 드러따카네요.”“뭔 소리를 드러따카는데?”“인자 한참 그 야그 하는 모냥인데예.”“.. 더보기
김명수, 그 십자가에는 예수가 아니라, 발가벗겨진 창녀가 매달려 있었다 아마 이 이야기를 대학 2학년 때인가 3학년 때 스승님으로부터 들었던 것 같다. 뭐라고 할 말을 잃어버렸었다. 그리고는 스승님의 신학하시는 내용을 조금이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한 가지 또 기억에 남아 있는 이야기는, 대학 2학년 때 스승님께서 강의 시간이 되어 강의실에 들어오시자마자, “제3의 길이 어딨어? 그거 다 거짓말이야.” 하시는게 아닌가? 갑자기 무슨 말씀이시지 했는데, 강의를 마치고, 혼자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 당시 영국 총리의 후견 학자를 자처했던 ‘안토니 기든스’의 을 맹렬히 반대하셨던 것이다. 학문의 방향이 ‘민중신학’을 해 가시는 스승님이 보시기에 ‘제3의 길’은 존재할 수 없는 허구라는 것을 강변하셨던게다. 4년 내도록 스승님께 배운 것은 이런 신학의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