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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대에 올려진 아서 밀러의 『시련』, 관객들에게 시련을 주다 Arthur Miller(1915-2005), 미국 최고의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인정되었던 사람이다. 전미비평가상에 풀러쳐상까지 받은 미국의 양심으로까지 불렸던 작가였다. 또한 영국이 낳은 불세출의 연기의 달인 의 장인 어른이다. 하여간 아서 밀러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 내가 읽은 것은 『세일즈맨의 죽음』과 『시련』이었다. 겨우 두 작품 읽고 뭐라 말한다는 것이 우습지만 저 두 작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세일즈맨의 죽음』이었다. 처음 읽었을 때 내게는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으로 다가왔었다. 『세일즈맨의 죽음』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한평생 집세 내느라 죽도록 일했는데, 결국 내 집이 되면 그 집에 살 사람이 없어... 이 세상에 무슨 일이건 이루어 놓는 사람, 나도 그런 인간이 되고 싶었는데..... 더보기
무슨 마음일까? 하루하루 살다보면 어느 기간엔가 그 전에는 잘 안 쓰던 단어들을유독 집중적으로 사용할 때가 종종 생긴다. 그러는 나를 발견할 때면 꼭 자기 최면을 걸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상황이나 마음은 사용하고 있는 단어와는 정반대이면서그렇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인지 아니면 그렇게 되고 싶다는 표현인지는나로서도 확 한 번에 파악이 안 되지만 참 멋쩍어 보인다. 사실 문제는 그렇게 안 쓰던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를상황과 마음으로 잘 가져가지를 못한다는 것이다.잘 안 쓰던 단어를 갑자기 열심히 사용하는 자신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파악했다고는 하더라도 왜 그 단어를 그렇게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자신의 상황과 마음에 무슨 일이 있어서 사용하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말이다. 요 며칠 내가 안 쓰던 단어 중에 "줄타기"라는 말이 자.. 더보기
2년만에 전복 사고가 나다 빨래 세제와 섬유 유연제가 다 떨어져 마트엘 갔다.간 김에 과자와 음료수도 구입하고 똘래똘래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늘 하던대로 인도가 어지간히 험하지 않으면 인도로 다닌다.왜냐하면 장애인 인권단체에서 일 하는 후배가 내게 해 준 말 때문이다.여자 후배이지만 이 친구는 꼬박꼬박 형이라고 부른다. "형, 전동스쿠터나 전동휠체어 타고 도로로 다니면 안 돼요.도로로 다나디가 사고나면 100% 장애인 책임이에요.법으로는 이게 자동차나 오토바이 같은 것들이 아니라서꼭 인도로 다녀야해요. 조심해서 다녀요." 아마 이 이야기를 작년 1월 한참 추운 겨울에 들었을게다.그 전부터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니면서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저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어지간히 인도가 나쁘지 않으면인도를 보행하는 시민들에게는 불편을 끼치.. 더보기
변하지 않는 것은 없지만... 페이스북 이웃께서 '복'자 들어가는시인 세 명을 포스팅 하셨다.그걸 읽으니 시집도 가지고 있고나도 참 좋아하는 시인들이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해도,지금도 마음이 그렇게 멀어진 것도 아니지만,난 '정호승' 시인을 가장 좋아한다. 그러고 내가 좋아했던 시인들은 이렇다. 윤동주, 김소월, 이육사, 서정주,정호승, 함민복, 이성복, 복효근... 그 외에도 많은 한국 시인들을 좋아하지만,대충 마음과 머리에 담겨 있는 분들이다. 외국 시인들의 시도 좋아하지만,정서가 달라서 그런지 누구하고딱 떠오르는 시인이 없다.어지간히 한국 어법에 맞추어잘 번역되지 않으면 괜한 이질감부터 느껴진다. 어쨌든 그렇게 좋아했던정호승 시인의 행보가 이상해진 요즘,예전 시인들과 시집에 손이 자꾸 간다. 20대 젊은 시절, 그렇게 읽어댔던.. 더보기
국정원, 정권의 똥꾸녕이 핥는 개만도 못한 것들 진정(眞情)성이란 말이 있다. '진정'이란 말과 '성'이란 말이 결합된 단어이다. 국어사전에 보면 '진정'이란 말을 "참되고 애틋한 정이나 마음"이라고 풀어 놓았다. 어렵게 보이는데 쉽게 예를 들면 이렇다. 평소에는 연락도 없고 관심도 없다가 자기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괜히 관심 있는 척하고 아양 떠는 나같은 인간을 두고 "진정성이 없다"고 하는거다. 상대방은 뻔히 보이고 어이가 없다.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해도 제대로 보일리 만무하다. 좋다, 국정원 너그들 말대로 통진당 국회의원이 정말로 내란모의를 했다고 치자. 130명을 모아두고 사제 폭탄 만들라고 하고 경찰서 털어 무기 탈취 계획하고 정보시설 장악 계획했다고 치자. 국정원 너그들 말대로 중국 갔다가 북한 갔었다고 치자. 그런데 그걸 까발리는 시기가 .. 더보기
역사적 사회, 사회의 역사 - 소광희 교수의 [인간의 사회적 존재의미]를 읽는다 소광희 교수, 한국 철학계의 산 증인이자 거목이다. 하이데거의 을 번역하기도 했고, 도 직접 저술하기도 했다. 하이데거를 전공하고 있는 절친의 말에 따르면 한국 철학계에 하이데거 연구의 최고라고 하는 한국외대 이가상 교수의 번역본보다 소광희 교수의 번역본이 더 가독성이 좋다고 했다. 어쨌든 이런 분을 두고 천재라고 하지 않나 싶다. 재미있는 점은 얼마 전에 모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야동 순재] 옹께서 서울대 철학과 54학번이라는 것이 밝혀졌었는데, 소광희 교수가 [야동 순재] 옹과 동기이거나 한 학번 빠르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비교해 놓고 보니 기분이 묘해지기도 하고 자꾸 웃음이 난다. 소 교수와 야동 순재 옹은 어떤 사이었을까 하고 자꾸 상상이 가서 더 웃긴다. 하여간 어느 날은.. 더보기
대한민국, 공부하지 않는 대통령만 있는 나라 오(吳)나라의 역사가 위소(韋昭)는 오나라의 정사인 《오서》(吳書)를 편찬했다. 그 오서(吳書)의 오주전(吳主傳)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삼국시대, 오나라는 전략요지인 형주(荊州)를 공격하여 촉(蜀)나라 장군 관우(關羽)를 죽였다. 촉나라 유비(劉備)는 복수를 맹세했다. 서기 221년, 유비는 자신을 황제라고 칭하고 오나라 정벌에 나섰다. 오나라 손권은 촉나라의 공격을 보고 받고, 황급히 신하들을 불러모아 대책을 논의하게 된다. 손권은 위나라의 구원을 요청하기로 결정한다. 손권은 중대부 조자(趙咨)를 사신으로 위나라에 보냈다. 사신을 출발시키기 전에, 손권은 조자에게 오나라의 체면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몇 번이고 당부했다. 조자는 손권에게 이렇게 말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만약 잘.. 더보기
내 안에 있는 “악마를 보았다” 한 시간 가까이 앉아서 내 안에 있는 “악마를 보았다.” 그렇게 내 안에 있는 악마를 보면서 “섬뜩하다”는 단어를 떠올렸다. 하지만 “앞으로 더 큰 악마를 보게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quam misera erat!” - St. Aurelius Augustinus, Confessiones, LIBER VI, CAPUT 6. “그때 내 영혼이 얼마나 불행했습니까?” - 어거스틴, “6장헛된 행복의 추구(명예와 돈과 결혼)”, 『성어거스틴의 고백록』, 선한용 옮김(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3), 187. “내 영혼은 그때 얼마나 비참했는지요?” - 성 어거스틴, “제6권_정신적 방황의 계속 - 6. 거지를 부러워하다”,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 김광채 옮김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0.. 더보기
나의 글 읽기는 팔할이 오독이었고... 뭐 하나 고민되는 것이 있어서 지난 이틀간 그거에 매달리다가 이틀간 4시간도 못 잤다. 너무 매달리고 있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이것저것 억지로라도 책을 좀 읽고 글도 끄적거리고 했었다. 하지만 이럴 때면 꼭 사고 하나씩 친다. 오늘 좋은 모임이 있어서 날짜와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민하던 문제에 정신이 팔려 시계를 보니 약속 시간이 다 되어 허겁지겁 씻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얼마나 정신이 없었던지 문 잠그는 것도 잊어버리고 그냥 나간거다. 집에 도둑 맞을 수 있는거라곤 노트북 한 대밖에 없으니 그리 걱정도 없지만 돌아와 열쇠를 돌려보니 와~ 이렇게 정신이 없었구나 싶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약속 장소를 엉뚱하게 인지하고 있어서 다른 곳으로 찾아갔고 약속이 있었던 장소로 또 부.. 더보기
수단이 정당해질 때까지 늘 생각하는 것이고 늘 듣는 이야기이지만,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그 수단까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목적이 정당한만큼 그 수단도 정당해야 한다. 나 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생각 따로 삶 따로 일 때가 다반사다. 이건 누군가를 향한 말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그래서 움츠려 들 때가 많고 그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쉽게 잘 안 되는 것이 솔직한 이야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들이 그리 사시는 것 같다. 열심히 정직하게 자기 노동을 하시고 삶을 꾸려 가시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부끄럽고 그러지 못하는 내 자신이 참 못나게 보인다. 언젠가는 그리 되겠지 그리 되겠지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지금도 그리 못하는데 먼 훗날을 기약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생각이 없지 싶다.. 더보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Henry David Thoreau, 이 분에 대해 구구한 설명을 할 능력도 없고, 해봐야 손만 아픈 분이다. 이 분이 숲 속에 살면서 명상한 글들을 엮은 책이 “Walden”이다. 국내 번역본만 해도 30종은 족히 넘는 것으로 알는데, 워낙 좋은 글들이 많고 유명하니 그럴게다. 난 국내 번역본은 구입하지 않아서 없고, 어찌 어찌하다가 1910년판 pdf 파일을 얻게 되어 가지고 있다. 글들이 짧고 그리 어렵지 않아 그냥 생각나면 이곳 저곳 한 구절 두 구절 정도 읽는 편이다. 이 책 자체가 원래 사색으로 쓰여진 글이라 그렇지만, 오늘도 그냥 앉아서 읽다가 마음에 와닿은 구절이 있었다. “I had three chairs in my house; one for solitude, two for friends.. 더보기
지젝이 말 하는 두 가지 멍청함... 책 첫 부분부터 빵 하고 터졌다. 그리고는 심하게 궁금해졌다. 난 도대체 저 두 멍청함 중에 어디에 속하는지 말이다. 아주 오랜 세월 전에 한 번은 후배 녀석(?)이 내게 핀잔을 주며 그랬다. “눈치도 없는게 어디 사람이가?” 그러고 보니 난 첫 번째 멍청함에 속한다. 아~ 스글프다~ 뎅장~ ㅋㅋㅋ 또 그러고 보니 박닭님은 둘 다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닝기리~ ㅋㅋㅋ --------------------------- “멍청함에도 정반대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주체가 똑똑 바보인 경우가 있다. 당최 말귀를 알아먹지 못하고, 상황을 논리적으로 이해하지만 감추어진 맥락의 규칙은 농치고 만다. … 이와 정반대되는 멍청함의 두 번째 형상은 얼간이의 멍청함이다. 자신을 철저하게 상식과 동일시하며, 완전히.. 더보기
내 옆집 장애인 부부의 행복한 삶... 처음 아파트로 이사 오고 나서 한 달쯤 지났으려나, 복도를 지나다닐 때마다 익숙한 소리가 들려오길래 “뭐지, 뭐지?” 했었다. 하루는 조금 천천히 걸으며 작은 소리에 귀를 쫑끗하고 세웠었다. 알고 보니 언제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와 음악들이었다. 그러다가 “요즘 시대에 왜 라디오를 들으실까?” 하다가 머리를 한 대 쿡 하고 쥐어박았다. 내 바로 옆집에는 시각장애인 남편분과 비장애인 부인께서 살고 계신다. 남편분께서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없으시니 라디오를 듣고 계신 것이었다. 아내되시는 분께서는 그래도 “텔레비전을 때때로 한 번씩은 보고 싶으실텐데” 하는 생각도 들기는 했다. 하지만 그런 것이 대수랴, 라디오를 듣든 텔레비전을 보든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최고라는.. 더보기
카프카, 반항과 갈등 그리고 죄의식 Franz Kafka(프란츠 카프카)는, 딱히 어떤 문학평론가의 입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을 한 권이라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문학사에 있어서 비교하기가 어려울만큼 독특한 인물이고 작품이라는 사실에 동의하지 싶다. 내가 처음 읽었던 카프카의 은 첫 장에서부터 “이게 도대체 뭐야?” 했었다. 물론 좀 어린 시절에 읽어다곤 하더라도 기괴하기 짝이 없는 소설이었다. 한 2년 전인가, 어떤 이유에서 손에 들게 되었는지는 이유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다시 읽을 때도 그 느낌이 딱히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철이 좀 들어서 그런지 예전만큼의 기괴함이 아니라 뭔가 모를 슬픔까지 느껴지는 묘한 경험을 하기는 했다. 명작이라고 하는 책들이 늘 그렇지만 카프가의 작품은 읽을 때마다 새롭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그의 .. 더보기
설국열차, 그 선명한 메시지... “인류를 지배하고 죽음으로 몰고가는 제1 세계 백인 남성 신화가 배제시킨 사람들이 결국 세상을 구원할꺼야.” 메시지가 이렇게 선명한 영화는 오랜 만이다... 더보기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회라는 것... 3회 밖에 방영을 안 했지만, 장 안에 자그만 화제를 모으고 있는모 케이블 방송사의 라는 오락 프로그램이 있다.다들 평이 좋아서 지난 주부터 나도 시간이 나면 보고 있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이렇게 네 분의 할아부지들과이를 서포터 해 주는 이서진이 출연해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보면서 참 많이 웃게 되고 가슴도 따뜻해 지는 프로그램이라 좋다. 지금 지난 주에 방영된 것을 보고 있는데 순간 눈에 확 들어오는 장면이 있었다. 파리에서의 일정 마치고 스위스로 향하는 장면이었다.파리 기차역에서 초고속 열차인 TGV를 승차하고 있었다. 근데 기차와 승강장 사이가 마치 우리나라 지하철 승강장처럼계단이 아니라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해 놨다. 우리나라 기차역이랑 차이가 나도 너무 나는구나 싶어.. 더보기
아무리 급해도 휠체어길을 막지 말아주세요... 커피 마시고 들어오는데 휠체어 길을배달의 민족 아자씨 오도방이 저렇게 막아섰다.어쩔 수 없이 다른 아파트동 휠체어 길로 돌아서왔다.전국에 계시는 배달의 민족 아자씨들과아파트에 사시는 티스토리 이웃 여러분,아무리 잠깐이고 바쁘시더라도저 길은 막지 말아 주세욤. ㅋㅋㅋ 더보기
전작권 환수 재연기가 끼칠 영향을 생각해 보자 결국 죽는 건 국민들이다전작권 환수 재연기가 끼칠 영향을 생각해 보자- 기독교 인터넷 신문 에큐메니안(http://www.ecumenian.com/) 기고한 글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전시 작전권’(이하 ‘전작권’) 환수를 연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공식화 했다. 지난 17일 워싱턴 발(發) 기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이날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16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가 전시 작전권 전환 재연기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표면화 되었다. 전작권 환수 문제는 지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공식화 된 이야기로, 한미 정상의 합의 하에 2015년 12월1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것을 뒤집고 전작권 환수를 .. 더보기
어둠에 익숙해져 보는 것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어둡다고 불을 켜긴 보단, 어둠에 익숙해져 보는 것도 괜찮다고. 그렇게 해 보면, 당장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선명해지기도 한다는 것을. 어쩌면 인생은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더보기
고통해결이 불가능할 때 전체주의는 나타난다 고통해결이 불가능할 때 전체주의는 나타난다후쿠시마 원전 재앙과 경제불황은 전체주의로의 회귀에 모든 조건이다- 에큐메니안(http://www.ecumenian.com/) 칼럼 기고글 전체주의는 개인보다 사회·집단·국가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민족이나 국가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희생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사전적 의미로, 모든 활동은 오로지 전체, 즉 민족이나 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이념 아래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상 및 체제를 말한다. 독일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나치즘 체제를 전체주의의 전형이라고 규정했다. 아렌트에 의하면 전체주의는 선전과 조직을 통해 형성되고 피지배자에 대한 총체적 지배에 이르러 전체주의가 완성되며, 전체주의에서는 지도자 원칙이 강조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더보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생각이 부족한 인간이 헌법을 만지작거려서는 안 된다(번역 전문) , , 등을 제작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72·사진) 감독이 일본 자민당 소속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헌법개정을 질타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사죄·배상해야 한다는 글을 발표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야자키 감독은 자신이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매달 무료로 발행하는 소책자 ‘열풍’ 이번호에서 ‘헌법개정, 당치도 않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열풍’은 지난 10일 5000부가 발행돼 전국 서점에 배포됐으나 순식간에 품절됐으며,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등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홈페이지에 책자 전문을 공개했다. 전문을 입수하고 한국기독교장로회 김종수 목사를 통해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이두희’ 전 EYC 총무에게 번역을.. 더보기
Lois Tyson, Critical Theory Today: A User-Friendly Guide 겁나게 길어서 몇 문장 될 것 같지만, 딱 한 문장이다. 저자 Lois Tyson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제대로 이해해 보려고 번역해 보았다. 매끄럽게 번역한다고 용을 써 보니 생각만큼 매끄럽게 되지 않는다.원문의 한 문장을 번역해 보니 우리말로는 세 문장으로 나눠서 번역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이걸 한다고 두 시간 정도 끙끙거리고 앉아 있었다. 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론 공부 계속하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는 것만은 알아 묵것다. 뎅장. ㅋㅋㅋ “우리가 계속해서 수많은 이론들을 공부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론 공부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전체 그림을 조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다양한 관점들이 중요한다는 점을 우리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경험을 근거 짓는 이해.. 더보기
에릭 홉스봄,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에 관한 이야기들』 “지식인들에 관한 내 연구는 방대한 계획이다. … 나는 지식인의 기념을 주로 위대한 지식인들을 지칭하는 단어의 현재적 의미를 넘어서 크게 확장했다. 이 연구는 또한 나를 국가의 일정한 결정성으로 이끌었다. 보통 구가는 정치사회(즉, 어느 시대건 인민대중을 지배적 생산과 경제 유형에 순응하도록 만드는 강제기구의 독재)로서 이해되며, 정치사회와 시민사회(즉 교회, 노동조합, 학교 등과 같은 소위 사적인 조직들을 통해서 국가 전체에 걸쳐 행상되는 사회집단의 헤게모니) 사의 균형으로 이해되지는 않는다. 시민사회는 바로 지식인들이 행동하는 특별한 영역이다.”그람시의 이 언급을 Erich Hobsbawm(에릭 홉스봄)은 이렇게 해석한다. “강제적이고 헤게모니적인 제도들 사이의 균형으로서의 국가 개념은 그 자체로는 .. 더보기
미셸 슈나이더,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Michel Schneider라는 프랑스의 한 작가가 피아니스트 Glenn Gould에 관한 전기 소설을 썼다. 이 책으로 Prix Femina Vacaresco를 받았다. 이 상은 매해 출판된 가장 우수한 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문학상이고 심사위원은 모두 여성 작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어쨌든 미셸 슈나이더가 글렌 굴드에 대해 쓴 전기의 제목은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Glenn Gould, Piano Solo, 이창실 옮김 [서울: 동문선, 2002])이다. 전기라면 전기문이지만 생애의 사건적인 것들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다만 ‘예술가의 경우 작품의 총목록이 곧 그 삶의 전기일 뿐’이라는 입장에서 얘기하는 전기이다. 굴드의 연주들, 연주회들을 중심으로 ‘굴드와 음악’을 깊고 섬세하게 해부한 글이.. 더보기
몰리에르, 『타르튀프』 한 2주일 정도 습관이 된 것 같다. 하루에 해야 할 것들 다 마치고 방불을 끄고 방바닥에 엎드려 작은 스탠드 하나 켜고 아이패드로 그날 그날 손이 가는대로 세계문학책들을 읽는 것이다. 그러다가 새벽녘에 잠드는 것이 다반사고 머리를 툭 하고 얻어 맞은 것 같은 구절들을 만나면 포스팅 하게 된다. 오늘 새벽에도 스탠드 켜고, “어떤 책을 읽을까?” 하고 책들을 둘러보다가 첨 보는 제목이 있길래 머리말부터 차분히 읽는데 머리가 시원해졌다. 17세기 프랑스 출신의 극작가이자 배우였고 연출가이자 극단주이기도 했던 ‘몰리에르’가 쓴 『타르튀프』라는 희곡집이었다. 작가 이름도 그렇고 이 시대의 희곡집을 읽는 것은 처음이지 싶다. 어쨌든 그 당시 이 사람이 쓰고 연출한 희곡이 굉장히 문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특히 기.. 더보기
사회주의와 동구 현실 사회주의, 구분해서 쓰자 동구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지면서 이에 대한 성격논쟁이 활발했었고 이제는 거의 한물간 지경이 되었다. 이게 사후약방문이기도 했었지만 이론의 성격이라는 그럴 수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어쨌든 사회주의라고 하는 단어에 치를 떠는 사람도 있고 이상적인 사회주의와 현실 사회주의를 이 개념인지 저 개념인지 구별하지도 않고 막 들이댄다. 좀 구분해서 말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동구 현실 사회주의의 성격에 대한 논쟁은 맑스의 러시아 혁명 언급에서부터 발단이 되었으며 1929년 트로츠키의 국외 추방 이후 불씨가 타 올라 1980년대 말 체제전환 이후 더욱 거세게 일어났다. 그러나 사실상 논쟁은 트로츠키주의자들 주위에서 가장 활발했었고, 다른 맑시스트 진영에서는 스탈린식 규정을 따라갔으며, 사민주의와 자유주.. 더보기
플라톤과 어거스틴의 각주에 불과한 인생이라니... 백두(A. N. Whitehead) 할배가 서양철학사를 가리켜 요렇게 말했다. “The safest general characterization of the European philosophical tradition is that it consists of a series of footnotes to Plato.”(A. N. Whitehead, Process and Reality [New York: The Free Press, 1978], 39) 좀 무식하게 번역하자면 다음과 같을게다. “유럽 철학 전통에 대한 가장 안전하고 일반적인 정의는 유럽 철학이 플라톤에게 각주를 붙인 연속으로 이루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다른 책을 읽다가 이 비슷한 구절을 읽고 빵 터졌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In the .. 더보기
국정원 직원들, 악의 보편성 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인간에 대하여” 요즘 국정원 사건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Hannah Arendt 할매다 특히 전, 현직 국정원장 꼴들을 보면 똥인지 된장인지 천지 구분 못하는 모지리들이다. 흡사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김선욱 옮김 (서울: 한길사, 2006])에서 “아이히만”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난 그냥 시켜서 했다” 혹은 “위협을 느껴서 그랬다.” 이게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것들 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인지 머리가 다 어지럽다. 도대체 저 새끼들 대강톨 속에 뇌는 있는건지가 궁금하다. 아렌트 할매가 말한 “악의 보편성”이라는 말이 저 새끼들 보고 있으면 알 것 같다. 아렌트 할매 인터뷰 동영상이 있어서 퍼왔다. “Zur Person”이라는 제목의 인터뷰이.. 더보기
괴물, 내 안의 타자성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Wer mit Ungeheuern kampft, mag zusehn, daß(dass) er nicht dabei selbst zum Ungeheuer wird. Und wenn du lange in einen Abgrund blickst, blickt der Abgrund auch in dich hinein.” - Friedrich Nietzsche, 「선악의 저편」, 『니체전집 14. 선악의 저편ㆍ도덕의 계보』, 김정현 옮김 (서울: 책세상, 2002).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난 괴물과 싸워 본적이 없다. 그런데 괴물이 되어 있었.. 더보기
허수경 - 세월아 네월아 세월아 네월아 - 허수경 세월아 네월아 시정의 아픈 사내가 시정의 아픈 여자를 데리고 여자는 아가를 누런 아가를 데리고 하염없이 염없이 고구마를 튀겨 파는데 섬섬 바리시고 네여 도 닦듯 하염없이 튀김 기름 끓는 열반 속에 하얀 수련 열 듯 고구마는 솟아오르고누런 아가는 양털 보풀이는 싸묵눈길을 간단네 마징가나 은하철도 기름 열반 속 고구마 꽃잎에 뚝뚝 떨어지는 기름처럼 눈발은 잠 속을 녹아 세월아 네월아 하염없이 염없이 네 가면 병 낫더냐 나을 병 없이도 아픈 시정들이꺼먹꺼먹 튀겨내는 세월아 네월아아마 너라고 기름 열반을 바랐겠냐마는...... - 허수경, 『혼자가는 먼 집』 (서울: 문학과 지성사, 1995), 9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