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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rida. A Biography』 - Benoît Peeters, 학자로 산다는 것... 1996년, 뉴욕에서 개최되었던 한 학회(Conference)에서 쟈크 데리다(Jacques Derrida) 슨상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단다. “As you know, traditional philosophy excludes biography, it considers biography as something external to philosophy. You’ll remember Heidegger’s reference to Aristotle: ‘What was Aristotle’s life?’ Well, the answer lay in a single sentence: ‘He was born, he thought, he died.’ And all the rest is pure anecdote.”- Beno.. 더보기
An Introduction to Third World Theologies 영국 캠브리지 대학 출판사에서 2004년에 출판한 “An Introduction to Third World Theologies”라는 책을 읽고 있다. 소위 제1 세계 백인 신학의 상대편에 서 있는 유색 인종들의 신학을 소개한 책이다. Latin America, India, East Asia, Africa(East and West), Southern Africa, The Caribbean 지역 신학들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여러 명의 저자들이 각 지역의 신학을 다루고 있다. 다른 저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라틴 아메리카 신학을 소개하고 있는 Jose Miguez Bonino(호세 미구에즈 보니노)는 유명한 해방신학자이시다. 마르크스주의 사회 분석의 그리스도교적 이용을 옹호했던 신학자이시다. 해방신학에 대해 .. 더보기
조선의 선비정신과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선생님은 조선 시대 강직하기로 소문난 선비셨다. 속된 말로 옳은건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해야 직성이 풀리셨던 분이다. 그러니 누군들 가만히 두었겠나? 그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서인(西人) 측에게는 눈에 가시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런 이유로 그렇게 총명하고 다재다능했지만 관직에서는 그리 오래 계시지 못하셨고 오랜 유배생활을 보내시기도 했다. 이런 선비께서 한글의 멋스러움을 누구보다 잘 아셨기에 한글로 된 많은 시조를 남기셨다. 그 당시 선비로서는 보기 드문 일이었다. 어제 약속이 있어 대학로를 거쳐 종로로 나가다가 시간이 좀 남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둘러보다가 또 오랜만에 윤선도 선생님의 五友歌(오우가)가 시비를 보고 읊으면서 잠시나마 좋은 시간을 가졌더랬다. 속으로 .. 더보기
맨 오프 스틸(Man of Steel), 오바마의 이상주의(Idealism) 최근 몇 달간 관람했던 헐리우드 영화들은, “Elysium”, “Man of Steel”, “Pacific Rim” 등이었다. 그런데 “퍼시픽 림”을 제외하고 앞의 두 영화는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을 한 마디로 정리하라고 하면 딱 이거였다. “Of Obama, by Obama, for Obama.” 개인적으로 느낀 정치적 메시지는 “맨 오브 스틸”보다는 “엘리시움”이 더 강렬했고, 아주 대놓고 이데올로기로 무장했던 것이 “엘리시움”이었다. “맨 오브 스틸”은 은근히 뭔가를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같은데 “뭘까?” 하고 고민하게 만들었던 영화였다. 영상도 그렇고 이야기 전개방식도 그렇고 “맨 오브 스틸”이 더 좋아 집에서 두 번 정도 더 봤다. 그러다가 슈퍼맨, “칼 엘”이 아버지 “조 엘”을 만나 대화하.. 더보기
우리 사회의 집단적 발작과 푸코의 근대성 푸코 횽아께서 워낙 이상하고 신기한 연구들을 많이 하셨던터라 그에 대한 해석이 참 다양하다. 1960년대에는 그를 구조주의와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자신의 평가에 대해 초기의 푸코 횽아는 불만이 없었다.하지만 나중에 가서는 구조주의자들의 접근 방식과 자신의 방식과의 차이를 강조했다. 자신의 작업에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설명이 붙는 것도 환영하지 않았다. 어느 대담 프로에 등장해서는 짜증까지 냈다고 한다. 승질하시고는 ㅋㅋㅋ다만 푸코 횽아가 자신은 어떻게 ‘근대성’(Modernité)이 정의되는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서구에서 근대성이란 16세기 말 이래 서서히 형성되어 발달한 삶과 사유의 형태를 뜻한다. 그렇다면 왜 푸코 횽아가 그렇게 근대성을 문제 삼았을까?사실 푸코 횽아만 그런 것이 .. 더보기
가수 박지윤과 보드리야르 할배 “나는 소비당한다, 고로 존재한다.” 가수 박지윤이 오랜만에 신곡을 발표한 모양이다. 별로 관심도 없던터라 뭐가 어쨌는지 알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주에 후배 녀석이 이 음악영상을 틀어놓았길래 보자마자 대뜸 했던 말이 "쟤는 아직도 저러고 있냐?"였다.노래가 좋거나 음악영상이 좋아서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 번 굳어진 이미지라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전형적인 예가 박지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박지윤의 이미지를 처음 만든 것은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박진영이라고 한다. 웃기는 사실은 정작 본인인 박지윤은 그게 별로 였다고 한다.그러다가 소위 노래가 대박을 치면서 그대로 쭉 밀고나갔다고 한다. 내 기억이 맞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랑 착각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박지윤도 언젠가 한 번.. 더보기
한국 경제? 별거 아니었다! <Encyclopedia of Capitalism> 영국의 “Facts On File, Inc.”라는 출판사에서 출판된 『Encyclopedia of Capitalism』이라는 1,200쪽이 조금 안 되는 3권 짜리 두툼한 책이 있다. 제목에 걸맞게 자본주의에 관련된 학자들, 이론들, 국가들과 역사가 총망라 되어 있는 백과사전이다. 입이 떡 벌어지는 책이다.그런데 슬금슬금 책들을 넘기다가 희한한 것을 봤다. 일본 화폐단위인 “Yen”에 대한 항목이 보이길래 “당연히 있을 수 있지” 하고 생각하다가 “잠시만 그럼 “Won”은?” 하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예상대로 없다. 그러다가 또 생각이 다른데로 튀어 Index에서 “Japan”에 대한 항목을 보니 쭉 하니 제법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었다.하지만 예상대로 “Korea”는 개뿔 별거 없다. 세계 경제 12.. 더보기
독일 중산층 이야기 독일 친구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은 차 이야기부터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아버지 이야기, 거기에서 한 발 더 나가 독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이야기, 중산층 이야기까지 갔다. 결론적으로 내가 신기하게 생각되었던 것은 자신의 집안을 중산층으로 여기고 있는 독일친구의 의식이었다. 독일친구의 아버지는 주 50시간, 하루 약 10시간의 노동을 한단다. 아버지가 받는 정확한 임금이 어느 정도인지는 자신도 잘 모르지만, “독일사회에서 중산층 정도 되냐?”는 내 물음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중산층이다”라고 대답을 했다. 아버지가 받는 임금을 정확히 모른다고 하니 더 물어 볼 수가 없어서 결국 인터넷을 뒤져봤다. 시간의 차이가 조금 있지만, “독일 경제 연구소”(Institut der deutschen Wi.. 더보기
에베레스트 올라갔다가 내려 온 것 같은 요 두 주간... 산 입에 거미줄 좀 친다고 능력도 안 되면서 일을 두 건 맡았다. 그런데 정말 내 능력의 한계를 경험한 두 주간이었다. 막상 손에 일을 붙인건 시간으로 따지면 3일도 안 되었지만 그 전후 시간들을 머리 터지게 고민했던 시간들이었다. 태어나 외국이라고는 2005년도 말 그것도 놀러간 것도 아니고 WTO 반대 시위 취재 간다고 쫄래쫄래 따라간 홍콩이 다였다. 취재한다고 갔으니 뭐 영어 한 마디 쓸 일도 없었고 혹시 쓸 일 생겼을 때는 영어 잘 하는 후배가 도맡아 다 해줬다. 그러니 내 영어는 절처히 한국식 영어에 교과서 영어다. 그런데 이 실력을 가지고 영작을 하고 있었으니 이건 뭐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을 실감했다. 다해놓고도 불안했던 것이 이게 현지 사람들이 잘 쓰는 말인지 아니면 한국식 영어인지를 몰.. 더보기
마키아벨리 대 마르크스, 그래서 얻는게 뭡니까? 전유(專有, Appropriation)라는 단어가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일본식 번역어가 아닌가 싶다. 많이 쓰이는 단어인데, 가끔 저 단어를 번역해 놓고 나면 참 난감할 때가 많다.어쨌든 통상적 어법에서는 자기 혼자만 사용하기 위해서, 흔히 허가 없이 무언가를 차지하는 일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문화연구에서 전유는 어떤 형태의 문화자본을 인수하여 그 문화자본의 원(元) 소유자에게 적대적으로 만드는 행동을 가리킨다. 전유가 꼭 전복적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게 사용될 때도 많다.그리고 이와 관련해 재전유(re-appropriation)라는 말은 문화연구에서 중요성하게 여겨진다. 재전유는 재의미작용(re-signification), 브리콜라주(bricolage)와 동의어로 쓰인다. 이것은 한 기호가 놓여 있.. 더보기
해를 찾듯이... 요 며칠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결국 허리 다치셨다고 뒤늦게 카톡 날려주시고...또 것다 대고 있는대로 승질 내고...에휴...답답한 마음에 복도에 나갔다가구름 뒤로 숨어버리는 해를 담았다.승질 부리지 말아야지... 더보기
EBS 지식채널ⓔ 시험의 목적 오늘 이곳저곳에서 포스팅 된 것을 몇 번 봤고 방금도 후배 페이스북에 또 올라왔길래 자세히 보니 그 유명한 프랑스 대학입시, “바칼로레아”에 대해 EBS 지식채널ⓔ에서 다룬 것이었다. 끝까지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딱 하나다.참 겁나게 먼 나라 이야기구나 싶다.우리나라는 언제나 저런 날이 올까 싶다. 자기 나라 역사도 뒤바꾸고 난리부르스를 추고 있는데 말이다. 뎅장. ㅋㅋㅋ 더보기
웃어야 돼, 울어야 돼? 지금까지도 내 메일은 주로 다음과 네이놈이다. 그러다가 몇 년전부터 네이놈에 정이 떨어져 갈 때쯤 구글의 G-Mail을 추가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거의 비슷한 비율로 사용하고 있다.아침 나절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확인하는데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읽었던지라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방금 다시 확인해 보고 빵 터졌다. 살다살다 별일이 다 있구나 싶어서였다.Tumblr라고 하는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을 짬뽕시켜 놓은 듯한 SNS가 있다. 한국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도 외국에 거주하는 분들이 많은 SNS이다. 그런데 최근에 한국어 사용자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아니면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도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며칠 전 업그레.. 더보기
종교의 신화는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니라 해석되어야 할 대상이다 어떤 종교이든 그 종교에는 그 종교만의 독특한 신화들을 가지고 있다. 신화라고 하면 발끈할 분들이 계시겠지만 신화인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스도교의 천국이니 부활이니 영생이니, 그리고 불교의 윤회니, 해탈이니 공이니 하는 것들이 그러하다.이러한 개념들을 우리가 지금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용어나 개념으로 논리화 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신화를 무슨 수를 써서 현재화 하겠는가,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 작업이 안 된다고 해서 그 종교가 쓰레기이거나 그 종교에 헌신하고 신앙하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것은 그런 식의 논리를 펴는 사람이 바보이거나 비논리적인 것이다.이렇게 모든 것을 현재의 이성과 논리로 치환하려고 하는 작업을 베버 할배는 탈주술화라고 불렀다. 또한 베버 할배에 따르면 오늘날.. 더보기
풍장을 하면 어떨까... 책을 읽고 있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해 왔던 생각이었는데, 내가 숨을 거두고 나면 그나마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장기들은 기증을 하고 풍장을 하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하늘의 이치일진데 굳이 무덤까지 만들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20대 시절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다. 어쩌면 인간이 억지로 만들어 놓은 자연의 피라미드에서 사람은 온갖 초, 육식 생명들을 섭취하며 살아가는데 죽을 때만이라도 자연에게 무엇인가 주고 가는 것이 또 하나의 이치가 아닐까 싶다. 죽어 겨우 뼈만 남는 인생일진데 그 뼈만 덩그러니 땅 속에 있는다고 해서 뭐가 좋을까 싶다. 그렇게 숨이 멈추어지면 어느 동물이 와서 먹는다고 한들 아프겠나 싶다. 이런 생각과는 하등 .. 더보기
안도현,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가을이긴 가을인가 보다.또 이렇게 달달한 문장들이 생각나는걸 보니.싫다, 뎅장. ㅋㅋㅋ “네가 내 옆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팠다. 네가 보고 싶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결이 쳤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속의 햇살은 차랑차랑하였다.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었다. 누군가가 보고 싶어 아파본 적이 있는 이는 알 것이다. 보고 싶은 대상이 옆에 없을 때에 비로소 낯선 세계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싶은 호기심과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네게 가고 싶었다.” 안도현,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안도현 아포리즘: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서울: 도어즈, 2012), 54. 더보기
자존심과 옳고 그름 나부터도 그러고 있으니 결국 내 얼굴에 침뱉기이지만,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주 그런 일들을 마주치게 되는데, 사람들은 자존심이 상하면 옳고 그름을 잘 따지지 않는다. 아무리 옳은 일이나 이야기라고 해도자존심이 상하면 그건 틀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나에게 물어보지만, 그 당시일뿐인데 잠시 그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자존심이 상하면 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이유를 나도 잘 모르겠다.정말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일이나 이야기가 정말 잘못되서 그런건지 말이다. 딱, 소인배의 행동거지가 아닐까 싶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저럴 때 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존심 이전에 옳고 그름을 먼저 판단할 수 있는 것 말이다.아무리 자존심이 뭉개진다고 해도 옳은 것은 받아들 수 있는 것.. 더보기
앨리 러셀 혹실드, <감정노동> 요즘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역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니 별걸 다 관심을 가지게 된다.예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주제였는데 말이다.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자신의 감정을 고무시키거나 억제”하는 것이다.(21쪽)“감정노동에서는 직업 유형에서 흔히 사용되는 구분 방식”(27쪽)이 무용하다는 것도 동시에 강조한다.“감정이 성공적으로 상업화된 상황에서는 노동자가 거짓이라는 느낌이나 소외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노동자는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실제로 얼마나 인간적인지에 만족감”(176쪽)이다.“승객이 항상 옳은 건 아니겠지만, 승객은 절대 틀리지 않습니다.”(179쪽)“감정노동은 사람들과 개인적인 접촉을 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 상태를 만들어.. 더보기
한 촌부가 고향 땅을 다시 밟았던 날? “오늘 뭔 날이가? 뭔 놈의 촌구석에 사람이 이리 바글바글 하노?”“그라게, 뭔 일이꼬?”“아야, 뭐꼬?”“몰라, 새로 슨상 왔다 카더라.”“슨상? 이장도 암말 엄뜬데, 뭔 새로 슨상이 왔단 말이꼬? 저 사람이 슨상이가?”“그런가베!”“근데 아야, 쟈 김씨 아들래미 아이가?”“어래! 그라고 보니 김씨 아들 맞네.”“매태 전에 공사판에 돈 벌러간다꼬 지 엄니랑 동생들 두고 집 나가더니, 쟈가 슨상이 됐단 말이가?”“아따 그런가 보네.”“쟈가 뭘 가리킨다는 말이꼬?”“봐라, 아야, 쟈가 뭘 가르킨다카노?”“세상을 디집는다카네요.”“뭐라? 세상을 디지버? 쟈가 뭔 수로 세상을 디지버?”“쟈, 어디 아프나?”“하늘에서 뭔 소리를 드러따카네요.”“뭔 소리를 드러따카는데?”“인자 한참 그 야그 하는 모냥인데예.”“.. 더보기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대한 독일 친구의 느낌 함께 살고 있는 독일 친구가 어학당 다녀오는 길에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보았던 모양이다.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시가행진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동영상을 보고 나서 “이런건 군사독재국가에서나 하는 일이야. 난 정말 안 좋아해” 하고 말해줬다.그런 김에 촬영한 영상을 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흥쾌히 허락했고, 이 행진을 보고 나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몇 문장 써 줄 수 있냐고 부탁했더니 또 기꺼이 써 주었다. 아래는 독일 친구가 영어로 써 준 문장을 조금 의역했다.“이전에 나는 이런 종류의 행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 행진에 대해 느낀 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를 둘러싼 시민들, 군악대의 음악에 맞춰 행진하고 있는 군인들에게 시민들은 환호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축하할 마음이 .. 더보기
말과 말 사이의 삶들 “아픈 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이병률, 『눈사람 여관』 (서울: 문학과 지성사, 2013)시인들의 감수성이란 이런 것인가보다 싶다. 더보기
김명수, 그 십자가에는 예수가 아니라, 발가벗겨진 창녀가 매달려 있었다 아마 이 이야기를 대학 2학년 때인가 3학년 때 스승님으로부터 들었던 것 같다. 뭐라고 할 말을 잃어버렸었다. 그리고는 스승님의 신학하시는 내용을 조금이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한 가지 또 기억에 남아 있는 이야기는, 대학 2학년 때 스승님께서 강의 시간이 되어 강의실에 들어오시자마자, “제3의 길이 어딨어? 그거 다 거짓말이야.” 하시는게 아닌가? 갑자기 무슨 말씀이시지 했는데, 강의를 마치고, 혼자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 당시 영국 총리의 후견 학자를 자처했던 ‘안토니 기든스’의 을 맹렬히 반대하셨던 것이다. 학문의 방향이 ‘민중신학’을 해 가시는 스승님이 보시기에 ‘제3의 길’은 존재할 수 없는 허구라는 것을 강변하셨던게다. 4년 내도록 스승님께 배운 것은 이런 신학의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더보기
연예계 쪽에 사건 하나 터뜨릴게 있다는 얘기가 있어... 시간 상으로 어제 연예계 아주 핫 이슈들이 줄줄이 터져주셨다. 그런데 그런 이슈들이 터지고 나면 꼭 하나가 묻히게 되어 있다. 박 여황 폐하의 실정이 그냥 깡그리 공중으로 숨어주셨다. 이럴 때면 꼭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황정민과 류승범이 주연했던, 다. 마지막 장면에 양아치 검사 류승범과 그의 장인이 이런 대화를 나눈다. “죄송합니다. 장인 어른 이렇게 신경 쓰실 일 아닌데.” “그러게 이 사람아, 사람을 좀 봐가며 사겼어야지. 사람이 잘 됐을 때 틀어지지, 안 됐을 때 틀어지지 않아.” “얼마나 걸릴까요?” “좀 기다려봐. 조만간에 연예계 쪽에 마약 사건 하나 터뜨릴게 있다는 얘기가 도니까, 그 일 하고 섞으면 아주 쉽게 풀릴 수도 있어.” “앞으로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 아내가 지금 홀 몸도 .. 더보기
충실한 것과 자연스러운 것 중에 어떤 것이 좋은 번역일까? 독일어 책을 읽다가 한참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 있으면 종종 영어로 번역된 책들을 읽곤 했었다. 그런데 독일어에서 영어로 번역된 책을 읽다가 보면 "왜 이렇게 말이 다르지?" 하는 생각에 고개 갸우뚱거릴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어떤 때는 너무 심하게 의역을 해놔서 독일어 책과 아예 다른 뜻으로 비춰지기도 했었다.이 부분이 너무 궁금해서, 자칭 명문대 국어영문학과 출신 후배에게 물어보니 "미국이나 영국 사람들이 다른 언어의 책을 영어로 번역할 때 자연스러운 영어 문장을 추구해" 하는 대답을 해 주었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그제서야 가지고 있던 의문이 풀렸던 경험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좀 심하다 싶을 때가 많다.어쨌든 그 후배가 해 주었던 말의 역사적 기원을 이야기해 주는 책을 한 권 읽고 있다... 더보기
"감”의 제대로 된 독일어 단어는 "Die Kakifrucht”다 함께 살고 있는 독일 친구와 후배 하나와 집에서 맥주 한 잔 하는데 후배가 감을 사들고 왔다.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누다가 “감”이 독일어로 뭐라고 하냐고 하니까 하도 이상한 발음을 하길래 철자를 물어봤다. “Khakifrucht”란다. 근데 우리나라 건 해외에서 만들어진건 간에 독일어 사전 앱을 아무리 뒤져도 저 단어가 안 나온다. 신기한 건 독일친구가 사용하는 사전 앱(dict.cc)에는 이 단어가 나온다. 아, 그리고 독일어 사전 앱마다 독일어의 감은 모두 “Persimone”이다. 아마도 독일 지방 방언쯤 되나 싶기도 한데 참 별일이다 싶다. 어쨌건 독일어 “Frucht”가 과일이라는 뜻인데, 그 앞에 붙은 "Khaki"라는 단어는 흔히 알고 있는 “카키”색 할 때 그 단어이다. 또 희한한 건 "감.. 더보기
出家, 또 하나의 시작 구도자와 종교인의 길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에게든지 열려 있는 길이다. 하지만 한 종교에 온전히 헌신하는 길은 조금은 다른 길이다. 여기서 다르다는 말은 특별하다는 뜻이 아니라 일상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불교의 승려, 이슬람의 이맘, 유대교의 랍비, 동서방교회의 사제, 개신 교회의 목사 등, 다양한 종교와 그 종교의 전통에도 불구하고 한 종교에 온전히 헌신하여 그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치뤄야 하는 의식은 바로 출가(出家)라는 과정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반을 버리고 안전과 평안을 뒤로 하고 고된 길을 가겠다는 마음과 상징적 행위가 출가이다. 다양한 종교가 있는만큼 이 출가라는 의식도 다양하다. 불교에서 출가는 속세를 떠나 불문(佛門)에 드는 것을 말한다. 스님들의 출가는 머리를 .. 더보기
식민지적인, 너무나 식민지적인 이번 달부터 함께 살고 있는 독일 친구에게 쓰레기 분리 수거장과 분리 수거법을 가르쳐 주고 들어와 독일 철학자들이니 문학가들에 대해 온갖 단어들을 다 동원해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하버마스, 악셀 호네트, 괴테, 귄터 그라스, 페터 슬로터다이크 등등… 근데 이상한 것이 이 독일 친구보다 내가 독일 학자들이나 문학가들의 책들을 더 많이 알고 읽은 것 같다는 점이다. 웃긴건 독일 친구에게 좋아하는 문학가가 누구냐고 물어보니 이상한 발음을 하길래 몇 번을 Was라고 묻고 그의 Werk가 뭐냐고 물어보니 라고 하길래 그제서야 “괴테”라는 것을 알아들었다. 역쉬 본토 발음이 다르긴 다르다. 뎅장. ㅋㅋㅋ 어쨌든 내 독서량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이게 뭔 일인가 싶다. 그러면서 드는 생.. 더보기
빌헬름 라이히, 계급과 욕망 해방을 위해 몸을 던졌던 이론가 내일이면 추석을 맞이해 부산 가는 길을 예비하기 위해 지붕 수리를 하려고 몇 년째 이용하고 있는 이발소를 향해 갔다. 그런데 이게 뭔 일인지, 점심에 먹었던 뭐가 잘못됐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화장실을 가야 하는 비상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나의 전동휠체어는 어느 새 학교로 진격하고 있었고 평안한 시간을 맞이했다. 뎅장. ㅋㅋㅋ그렇게 학교를 나오는데, 한시적으로 사용할 행사용 책자를 만들어야 하는 일을 형님 한 분과 맡았는데, 그 형님을 정문 앞에서 딱 하고 마주쳤다. 학교 앞 편의점에서 음료수 마시며 이리저리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책자 준비를 위해 도서관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지붕 수리를 하기 위해 먼저 일어나섰다. 그리고는 한 시간 가까이를 수리에 전념했다. 수리를 마친 후 형님과 도서관에 입성해.. 더보기
교학사 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일본측 반응 기사 이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일본측 반응이다. 일본의 "저팬 타임즈"라는 영자신문의 기사이다. 읽다가 하도 열리 뻗쳐서 번역을 해봤다. 이게 무슨 지랄들인지 모르겠다. 아~ 정말 쪽팔린다, 쪽팔려~ ------------------------ South Korean text lauds Japan colonial rule한국 교과서는 일본의 식민 지배를 찬양한다. Schoolbook stirs debate for claiming era helped modernize peninsula교과서가 '일제 강점기가 한반도 근대화를 도왔는지'에 대한 논쟁 일으켜 SEP 4, 2013 SEOUL – A newly authorized South Korean history textbook includes some p.. 더보기
9.11, 21세기가 기억해야 할 날 2001년 9월11일 아침 8시45분(미국 시간). 우리나라 날짜로는 9월12일 새벽이었다. 기숙사에서 통닭을 먹고 있었는지 뭘 먹고 있었는지 어쨌든 롬메이트와 다른 몇 형들과 먹고 있는데, 어느 방에선가 "와~" 하는 소리와 "인터넷 봐봐"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뭐야" 하는 마음에 인터넷에 접속하고 뉴스를 보니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그 당시는 나도 부산을 왔다갔다 하던터라 부산에 있는 여자친구와 후배들에게 그 늦은 시간에 문자를 보내 텔레비전 보라고 난리를 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후배들 몇 명과 문자를 몇 차례고 주고 받았다. 이게 내가 9.11을 기억하는 전부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 2003년 연초에 미국은 이라크에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구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