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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괴물, 내 안의 타자성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Wer mit Ungeheuern kampft, mag zusehn, daß(dass) er nicht dabei selbst zum Ungeheuer wird. Und wenn du lange in einen Abgrund blickst, blickt der Abgrund auch in dich hinein.”

- Friedrich Nietzsche, 「선악의 저편」, 『니체전집 14. 선악의 저편ㆍ도덕의 계보』, 김정현 옮김 (서울: 책세상, 2002).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난 괴물과 싸워 본적이 없다. 그런데 괴물이 되어 있었다. 내가 가장 혐오하는 괴물이 말이다.

괴물은 나 아닌 외부의 타자가 아니었다. 내 안에 존재하는 타자성이었다. 그것이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추악해지기 전에 나 스스로를 정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더 많은 피해를 주기 전에 말이다. 아무도 아프지 않았으면 싶다.

이렇게라도 깨닫게 된 것이 다행인듯 싶다. 정말 다행인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