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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앉은 책들

정호승 - 외나무다리

외나무다리 


- 정호승


둥근 달이 떠 있다

짐을 내려놓아라

푸른 별이 떠 있다

길을 건너라

그대와 나의 깊은 계곡

팽나무로 만든 이나무다리 위를

반가사유상이 괴었던 손을 내리고

조심조심 걸어서 간다

짐을 내려놓아라

무겁지 않으냐

눈물을 내려 놓아라

마르지 않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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