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 앉은 책들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에 관하여

Wortstreit 2018. 7. 14. 16:00

요즘 다시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는 글들이 있다.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에 대한 글들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논의가 휩쓸고 지나간 주제이다. 문헌들을 살펴보면 대충 그 정도 시기에 출판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남조선에서도 2000년대 중·후반에 논의가 활발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호기심에서 아는 것도 없으면서 괜히 나도 기웃거리기도 했고. 그 당시에는 남조선 상황과 딱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사회 자체가 이렇게 변형되겠구나 싶기는 했었다.


그러다가 최근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가 이미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지만, 이제 그 폐해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본격적이라는 말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겠냐는 논의로 읽어도 무방하지 싶다.


어쨌든 얄부리 한 책을 하나 읽다가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에 대한 아주 쉬운 정의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개발새발 번역해 보았다. 근데 번역을 “기술관료제”로 해야 할지 “기술 지배 체제”로 해야 할지 비전문가인 내 입장에서는 아리까리 하다, 뎅장. ㅋㅋㅋ


“‘Technocracy’ was a seven-day wonder in the United States of the Depression(68) but is nowadays more Continental than Anglo-Saxon, and usually refers to the actual and potential political power of technical administrators, economists, engineers and related groups.(69) In short, it is to be thought of as a rather special mutation of bureaucracy.”

- R. Williams, Politics and Technology, London: Macmillan Education, 1971, 24.


“‘기술 지배 체제’는 대공황 시절 미국에서 짧은 기간의 호기심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앵글로-색슨적이라기보다는 더욱 대륙적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기술 지배 체제는 전문 행정가들, 경제학자들, 기술자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집단들의 실제적이고 잠재적인 정치 권력을 가리킨다. 요컨대, 기술 지배 체제는 관료제의 보다 특수한 변형으로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68. See Henry Elsner Jr, The Technocrats, Prophets of Automation(Syracuse, N.Y.: Syracuse U.P., 1967).

69. See F. F. Ridley, ‘French Technocracy and Comparative

Government’, Political Studies, XIV (1966) 3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