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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C. Taylor(마크 테일러)의 해체신학 혹은 방황 사실 토마스 알타이저를 생각하면 연상 작용이 되는 학자는 Mark C. Taylor이다. 그 스스로가 알타이저의 신학적 성찰과 사유로부터 큰 지적인 빚을 졌다고 말했으니 말이다. 알타이저의 신학적 사유와 테제를 끝까지 밀어부친 학자라고 해도 과언이다. 학부 스승님으로부터 소개받고 이 학자 책 두 권 제본했는데, 아직도 다 이해 못했다, 뎅장. ㅋㅋㅋ 어쨌든 이 학자의 군계일학의 책 두 권은 Deconstruction Theology(New York: The Crossroad Publishing Company, 1982)과 Erring: A Postmodern A/theology(Chicago: University of 등 Chicago Press, 1984)이다. 두 책 중에 뒷 책은 이건 번역부터 어떻.. 더보기
토마스 알타이저와 신 죽음의 신학 Thomas Jonathan Jackson Altizer, 줄여서 토마스 알타이저. 위독하다는 소식을 알타이저 교수의 제자이자 친구 분의 페이스북에서 읽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학부 2년 때부터이지 싶은데, 1970년대 소위 급진신학자들의 책들을 일부러 골라서 읽었다. 그러던 중에 이 알타이저 교수의 사상을 접하게 되었다. 내 머릿속에는 전통 혹은 정통에 대한 반발감으로 인해 시작된 지적허세였다. 근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 사람들 왜 이렇게 신앙 좋아?"였다. 이름만 급진이었지 너무 신앙 좋은 옆집 아자씨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문제의식이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시작된 고민이라는 것도, 그들의 고민이 남조선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사실 이들 급진신학자들의 글들을 .. 더보기
서정주 시인 윤동주의 시를 읽을 때마다 떠오르는 건 소똥 냄새나는 서정주의 시들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런 현상이 더해진다. 어쨌든 서정주의 시어에 대해 누군가 그랬다. “그의 시적 언어는 한국어가 가지고 있는 표현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알 수 있게 하는 언어이다.” 해가 가면 갈수록 이 평가가 내내 머릿속을 맴돈다. 윤동주 시인의 생일이 얼마남지 않아 글을 하나 읽었는데 또 여지없이 마무리는 서정주다, 뎅장. ㅋㅋㅋ 아조 할수없이 되면 고향을 생각한다. 이제는 다시 도라올수업는 옛날의 모습들. 안개와같이 스러진것들의 形象을 불러 이르킨다. 귀ㅅ가에 와서 아스라히 속삭이고는, 스처가는 소리들. 머언幽明에서 처럼 그소리는 들려오는것이나, 한마디도 그뜻을 알수는없다. 다만 느끼는건 너이들이 숨ㅅ소리. 少女여, .. 더보기
기독교가 장애를 해석하는 범주 논문을 하나 읽으려고 찾아 놓고 첫 쪽을 읽는데 첫 줄부터 목구녕이 콱 맥힌다. The article implied that religion offers no relevant answers to the query, “What is disability?” According to the author the following answers are available: disability is (a) a punishment; (b) a test of faith; (c) the sins of the fathers visited upon the children; (d) an act of God; or (e) all of the above. If these were the only choices, I would hav.. 더보기
어처구니 없지만 그냥 살란다 멍 때리고 앉아 있다가 시간을 보니 12시가 가까이 돼서 후닥닥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아침에 일어나 씻는 걸 세상 구찮아 하는 닝겐이라 저녁에 씻는다. 그렇게 옷을 갈아 입고 나니 내 자신이 너무 웃긴다. 여름에는 반바지에 티 하나 걸치고 다니는 게 내 빠쑝이고, 겨울에는 목 폴라 티와 뚜꺼븐 패딩, 그리고 바지는 기모 츄리링 걸치면 겨울 빠쑝이다. 패딩도 겨울 내내 거의 같고, 안에 걸치는 목 폴라 티도 똑같은 제품에 똑같은 색으로 너덧벌 가지고 있다. 그러니 누가 보면 속으로 "저 닝겐은 옷이 없나, 맨날 똑같은 옷만 입네?" 할 판이다. 기관지가 약하지는 않은데 목에 찬 기운이 돌면 바로 목감기 드는 스타일이라, 이게 기관지가 약한 건가?, 어쨌든 목 폴라 티 없는 겨울 빠쑝은 상상도 못한다. 그.. 더보기
장애인차별철폐투쟁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가 2005년 여름으로 기억된다. 교회 후배 하나가 종로구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 차 갔다가 듣게 되었다. 처음 이 노래 가사가 귀에 걸렸을 때의 충격은 말도 못했다. 하지만 더 충격은 저 투쟁가를 처음 들었을 때로부터 13년이 지났지만 저 가사의 현실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오늘 국회 앞에서 점검농성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많이 미안한 하루였다. 같이 있어야 할 자리였는데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래, 바뀐 건 없다. 악어의 눈물일 뿐이다. ​ 더보기
이퀄라이저2, 액션을 빙자한 바닥 사람들의 이야기 근 두 달만에, 드라마랑 영화를 통털어, 처음 봤지 싶다. 덴젤 워싱턴. 정말 대단하다. 요즘이야 환갑이 넘었다고 할아버지니 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환갑을 넘어 64세니 62세니 하는데 뭔 액션을 저렇게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잘 소화해내는지 신기하다. 마지막 장면들은 정말 몰입감 최고다. 하여간 이 영화, 액션을 빙자한 바닥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말 실망시키지는 않는 배우구나. 덴젤 와싱통, 당신이 갑이요, 뎅장. ㅋㅋㅋ ​ 더보기
나이가 들긴 들었다 예전에는 책을 제본하게 되면 얼마나 최대한 원본에 가깝게, 그것도 책 껍데기까지 똑같이 해주느냐가 관건이었다. 정말 그런 제본 집을 찾았다. 정말 어느 게 원본이고 어느 복사본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잘 해주시는 제본집이었고 풀도 정말 두껍게 칠해 주셔서 원본보다 책도 더 단단했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 된 일인데, 후배에게 도서관에서 책 대출해서 제본을 부탁했는데, 그러면서 A4 용지 사이즈로 확대해서 제본해 달라고 했다. 원래 작은 책이기도 했지만, 원본 비스무리고 나발이고 이제는 글자가 안 보여서 도저히 못 보게 된 덕분이다. 노안이다, 뎅장. ㅋㅋㅋ 그리고 풀 제본이 아니라 스프링 제본으로 부탁했다. 책 넘기는 것도 이제는 버겁다. 그냥 돌돌 스프링으로 말려 있는 책이 잘 넘어가고 힘도 안 든다... 더보기
제3 세계, 아시아와 아프리카 장애 여성들의 이야기는 언제쯤 책보다는 영화를 먼저 관람했던 작품이다. 영화가 개봉한 후 한참이 지나 나이가 제법 들어서 관람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고 저런 일이 실재로 일어날 수 있나 하는 생각부터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흑인을 다룬 작품하면 일명 "쿤타 킨테"로 불리는 드라마 와 더불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그러다가 책을, 그것도 내 인생에 영어로 된 책 중에 유일하게 끝까지 완독한 책이었다. 이 책도 읽는 내내 불편하고 마음이 힘들었던 책이었다. 도대체 사람의 피부 색이 뭐길래 저걸 가지고 사람을 저렇게까지 유린할 수 있었을까 싶었고, 백인이라고 하는 것들의 가면이 더럽고 치가 떨리게 만들었던 책이다. 그 고통이야 다를 바 없겠지만, 백인들의 고통과.. 더보기
로버트 코링턴 교수와 레온 니모진스키 교수, 조울증 환자이자 철학자들 오늘 오후에 미국에서 방한한 철학자 두 분을 만나 인터뷰 했다. 사진 왼쪽에 계신 분이 드류대학교의 Robert S. Corrington 교수이고 오른쪽이 모라비안 대학의 Leon Niemoczynski 교수이다. 철학자들이야 그렇구나 할 수 있지만 두 분의 독특한 점은 조울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전공인 철학을 통해 자신들의 어려움과 싸우고 있고 치유하는 과정에 있었다. 스피노자와 퍼스를 기본으로 자신들의 학문적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특히 자신들이 경험하고 있는 조울증 때문에 언급한 이전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내려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고난(suffering)을 통해 내적인 어두움과 직면하고 그것이 오히려 창조적인 영역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플라톤이 그의.. 더보기
한국에서 서구 학자의 이론에 대한 수용사를 공부할 때 어려움 철학적 해석학에서 주로 사용되는 개념인 "영향사"나 "수용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 영향사와는 조금 성격이 다른 수용사의 경우는 사실 문헌들을 옆에 쌓아놓고 지지고 볶고 해야 하는 작업이다. 해석사에 가까운 작업이다. 수용사의 특성상 특히 서구 학자들 중 손에 꼽히는 학자들을 연구해야 하는 작업은 더욱 그렇다. 그 학자의 이론을 그 당시를 지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받고 수용해 왔는지를 본다는 건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문헌 자체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그런 성격에서 저술된 책들을 읽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최근에 알게 된 "The Oxford Guide to the Historical Reception of Augustine"이라는 책을 한 번 봐야.. 더보기
sibyl, 웃음 나는 영어 단어 Sibyl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여자 예언자나 무당을 뜻하는 단어다. 흔히 잘 쓰이는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공부하는 쪽에서는 한 번씩 등장한다. 하여간 14세기 경부터 쓰인 단어인데, 원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난 이 단어 읽을 때마다 움찔움찔 한다. , 뎅장. ㅋㅋㅋ ​ 더보기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 예언자를 말하다 Bernhard Duhm이라는 구약성서학계의 거두가 있었다. 구약성서의 예언서를 연구할 때면 무조건 등장하는 학자 중에 한 명이다. 그의 연구에 의해 구약성서 예언서 중의 하나인 이사야서가 최종형태는 한 권이지만 사실은 3개의 책이 이어붙여졌다는 사실이 논증되었다. 즉 제1 이사야(1-39장), 제2 이사야(40-55장), 제3 이사야(56-66장) 이런 식으로 말이다. 요즘은 이런 구분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지만 출발은 베른하르트 둠이었다. 근데 나는 둠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먼저 생각나는 말이 “lex post prophetas”이다. "법은 예언자들 후에 등장했다."는 문구 말이다. 이게 현대 구약성서학계를 훌라당 뒤집은 말이 되었다. 구약성서 첫 머리에 위치해 있는 창세기부터 신명기에 이르는 이른.. 더보기
하이데거의 시인 하도 번역이 이상해서 하이데거의 원전을 봤다. 그리고 내가 번역을 해보았다. 똑같이 이상하다. 뎅장. ㅋㅋㅋ 하이데거 할배를 언제쯤 이해할 수 있을까? 늬믜. ㅋㅋㅋㅋㅋ “예언자는 언제나 이미 보고 있었다. 앞서 보았기에 그는 앞을 내다본다. 그는 현재완료형(Perfektum)으로부터 미래형(Futurum)을 본다. 시인이 예언자의 환상으로 본 것에 대해 말할 때, 시인은 예언자가 이전 과거에서 본 것을 말해야만 한다. 예언자가 미리 보았던 것은 무엇일까? 분명히 그것은 오직 그의 시야를 관통하는 빛 속에 현-존하는(an-wesen) 것이다. 그와 같은 봄에 의해 보이게 되는 것은 오직 은폐되지 않은 것 가운데 현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현존하는가? 시인은 다음과 같이 삼중적인 것을, 즉 존재하는 .. 더보기
승질머리와 글의 강도 특별한 계기가 없는 이상 말보다는 글이 편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해 봤다. 글이라는 것에 맛을 들인 기회가 있었다. 내가 70년 초반 생이니 위로 누님들은 죄다 60년대 생이시다. 첫째와 둘째 누님은 국졸, 셋째 누님은 고졸, 넷째 누님은 전문대졸이었다. 근데 셋째와 넷째 누님은 그 당시 여상(여자상업고등학교)를 다니셨다. 여상을 졸업하고 회사 취직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목(?)이 “일반상식”이었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컴퓨터나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책으로 모든 걸 해결했던 때였다. 당연히 상식책이 유행하던 때였고 그게 매년 내용을 증보하거나 모양새를 다듬어 출판되었다. ​ 누님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시자마자 상식책이 집에 넘쳐나기 시작했다. 그 당시는 그건 무슨 용도인지도 모르고 그냥 .. 더보기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에 관하여 요즘 다시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는 글들이 있다.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에 대한 글들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논의가 휩쓸고 지나간 주제이다. 문헌들을 살펴보면 대충 그 정도 시기에 출판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남조선에서도 2000년대 중·후반에 논의가 활발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호기심에서 아는 것도 없으면서 괜히 나도 기웃거리기도 했고. 그 당시에는 남조선 상황과 딱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사회 자체가 이렇게 변형되겠구나 싶기는 했었다. 그러다가 최근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기술관료제” 혹은 “기술 지배 체제”가 이미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지만, 이제 그 폐해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본격적이라는 말을 어떻.. 더보기
플라톤의 『국가·정체(政體)』와 Man of Steel(맨 오브 스틸) 플라톤이 저술한 철학서이자 정치학 교과서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회자되는 『국가』라는 책이 있다. 고전이라는 것이 늘 그렇지만 누구나 이야기 하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 책 중에 하나가 바로 플라톤의 이 책이다. 한 후배의 말에 의하면 자신도 이 책을 읽지 않았고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 헌책방에 판매하려고 했지만 헌책방에서마저 거부 당했다고 하는데, 이유인즉슨 이 헌책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어쨌든 플라톤은 국가의 기원을 논하는데, 국가의 기원을 인간의 필요성에서 찾고 있다. 즉 인간은 아무도 자기 스스로 자족하지 못하고 많은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서로의 필요한 것들을 위해서 도움과 협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 해놓고 보면 꼭 생각나는게 “로빈슨 크루소”의 동화같은 책이다.하여간 이러.. 더보기
미술에 대한 열등감과 무제약적 앎의 의지 ​ 이건 사실 내가 다녔던 국중고딩 시절 교육 정책의 실패로 읽히는데, 음악과 미술의 고전은 서양의 것과 등가 관계였다. 한국 혹은 동양의 음악과 미술은 한구퉁이에 찌그마하게 부록처럼 달려 있는게 고작이었다. 지금이야 오리엔탈리즘이네 뭐네 할 수 있지만 그 나이 때 뭘 알아겠나, 그저 그러니 그런가보다 했고 서양의 것들이 사실 뭐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고. 그러나 문제는 이게 한국이나 동양 그리고 서양의 것들은 막론하고 뭔가를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저 교과서에 나오니 보고 공부하는 수준이었지 미술 작품들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는 게 쉬운게 아니었다. 음악은 그나마 라디오가 있어서 뭐라도 들을 수 있었지만 미술 작품들은 정말 교과서가 다였다. 거기에 가난한 도시 달동네 출신에 몸.. 더보기
cuncta fluunt ​ 드디어 ‘오비디우스’의 를 완독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20세기 후반에 ‘제2의 오비디우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는데, 그러고도 남을 작품이다. 그 이전 그리스 문학의 정점에 있었던 선배 문인들인, ‘호메로스’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들’과 견주어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아니 그들의 영향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영웅들의 전투장면은 호메로스가 환생한듯 했고,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장면은 그리스 비극 작가들의 부활을 보는듯 했다. 그나저나 그리스 고전을 호메로스부터 거의 시간 순으로 읽어오니 정말 보이는게 다르다. 그렇게 읽어오지 못했다면 호메로스의 환생이니 그리스 비극 작가들의 부활이니, 이런 수사를 감히 쓰지도 못했을 텐데 말이다. 문학의 전승과 창조적 변주가 보인다. 마음이 뿌듯하다. 뎅장... 더보기
그때는 안 보이던 것들 ​ “정치신학은 신학이 구체적으로 사유되고 토론되며 확산되는 정치적이고 실제적인 상황을 분석하는 작업에서부터 출발한다. 그것은 실천(Praxis)을 요청하는 이론(Theorie)이 아니라, 기존의 실천을 놓고 세상을 새롭게 하는 복음의 빛에서 재조명하는 일이다.” 햇수로 따져보면 20년 전에 읽었던 책인데 왜 그때는 이런 걸 못 보고 안 보였을까 싶다. 헛공부 했지 싶다, 뎅장. ㅋㅋㅋ 더보기
차이가 만들어내는 감동 ​ 스피커로 보컬이 들어간 음악을 듣는 것과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동일한 음악을 들을 때 내가 느끼는 차이점 하나는 음악가의 미세한 숨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피커는 공중으로 소리가 흩어지니 어지간히 집중하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데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그냥 들을 수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이런 숨소리를 확인할 때마다 묘한 감동이 밀려 온다. 음악가의 열정이 느껴져서이다. 멋지다, 뎅장. ㅋㅋㅋㅋㅋ 더보기
아, 형, 부끄러워요 희희덕거리고 있었지만, 사실 오늘 머리꼭지 다 날라가는 일이 있었다. 속된 말로, “저거는 내 손으로 파 묻는다.” 이러고 앉아서 씩씩거렸다. 주위에서는 하지 말라고 말리는 걸 꾸역꾸역 결국 파 묻는 수순까지 갔다. 그래도 사실 분이 풀리지 않아 머리도 아프고 해서 그냥 재미있는 일이나 생각해 보자 하다가 옛날에 웃겼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같은 일을 겪었던 동생도 심심하면 나를 놀리는 일이 하나 기억났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처구니 없고 웃기는 일이다. 예전에는 “내가 장애인 인게 어때서? 내가 뭐?” 이런 마음에 오버 액션이 많았다. 어디를 가도 당당해지려는 마음에서 튀어나온 행동들이었다. 그런데 이게 나 혼자면 문제가 아닌데 같이 다니던 동생들이 부끄러워지는 일들이, 종종이 아니라, 자주 .. 더보기
성서 해석이 폭력과 살인 기계가 될 때 성서와 현대와의 간격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0년 이상이다. 성서에 기록된 내용은 둘째치더라도 성서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인 전통은 계속되는 것이 있기도 하지만 거의 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씨줄과 날줄로 하여 기록된 성서의 내용을 그때 그 자리에서의 의미로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즉 성서가 공간과 시간을 전제로 해서 기록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하는 이유는 성서가 어떤 이들에게는 누군가를 향한 폭력과 살인의 기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그 자리에서의 의미를 복원하려고 노력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는 어떤 의미일까 하는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해석학적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보편적인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해방의 복.. 더보기
노동해방을 쟁취한 장애인? 노동은 신성한 것인가?그 신성한 노동을 거래하는 노동시장에 접근조차 허락되지 않은 장애인들에 노동은 뭘까? 그런데 노동해방이라는 말은 또 뭘까? 노동시장에 접근조차 허락되지 않는 장애인들은 노동해방을 쟁취한 것일까? 뭘까, 이 끊임없는 모순은? 5월1일이 보름남짓이다. 노동의 신성함과 노동해방이라는 모순 앞에 헛웃음을 짓게 된다. 장애인은 아무래도 맑스 할배의 노동해방을 쟁취한 존재로 규정하면 어떨까 하는 웃기는 생각을 해본다, 늬믜. ㅋㅋㅋ “사람들이 ‘노동’을 찬미하고 ‘노동의 축복’에 대해 지치지 않고 말할 때 나는 … 모든 개인적인 것에 대한 공포를 본다. … 이런 노동이야말로 최고의 경찰이며, 그것이 모든 사람을 억제하고 이성, 열망, 독립욕의 발전을 강력히 저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느낀다.. 더보기
지키려는 것이 무엇인가, 민주주의인가 자본주의인가? “…검토한 결과, 피의자는 막강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케 하거나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력남용적 행태를 보이고, 중요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함…”- 박근혜 구속영장 청구 발표문 中 요즘 남조선 사회의 화두는 단연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로 보인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파면-영장청구로 이어지게 만든 시민 혹은 국민들의 뜻이 관철될 수 있는 사회체제가 무엇이었고 앞으로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파면 주문에서부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발표문까지 살펴보면, 물론 박근혜의 죄가 무엇인지 밝히는 부분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이게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지키려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 더보기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에서 최옥란 장애해방열사께서 돌아가신 3월26일부터 5월1일까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과 아울러 한 달이 조금 넘게 장애인들에게 부과되어 있는 차별과 배제 맞서 싸우는 기간이다. 올 해는 3월26일이 일요일이라 하루 앞당긴 3월25일에 출범식과 더불어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를 가졌다. 전날 심하게 다치기도 했고 아프기도 해서 11시까지 집회 장소에 나가야했지만, 1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움직일 때부터 이미 비몽사몽이었던지라, 그리고 아무 장소만 잡았다 하면 잘 퍼질러 자는 성격이라 어김없이 휠체어에 앉아 퍼질러 잤다. 이걸 놓치지 않으신 우리 공동대표님 중에 한 분이 사진을 찍어 보내주셨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잠도 깨고 컨디션도 회복되면서 겨우 모든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어제는.. 더보기
박근혜 파면, 정의와 평등의 실현인가? 신문기사를 검색하다 보면 어느 한 시기에 어떤 특정한 단어나 개념이 자주 등장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걸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적 귀결은 그 당시의 어떤 이념적 혹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담론들이 오고갔다는 뜻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던 것에 대해 균형을 이루려고 하거나 비판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2008년과 2013년에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둘러싼 즉,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법조문 속에 나타난 공화제에 대한 개념적 정의 문제가 많이 다루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합쳐진 이 문구를 놓고 이에 대한 속깊은 뜻을 규명하고 이를 어떻게 우리 사회 속에서 구현할 것인가가 논점이었다. 2008년의 사회적 쟁점은 "광우.. 더보기
질문지 하나로 정신병원 강제 입원시겠다는 무식한 경찰 지난 해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로경찰에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의심이 된다 싶으면무조건 잡아 가두겠다는 무식한 결심을 발표하셨다. 근데 막상 체크리스트를 입수해 보니영국 논문을 그대로 베낀데다가정작 중요한 건 질문지도 개판이다. 여기에 정신의학과 교수 100이면 100 다 다른 진단이 나오는 현실에서정신의학에 관해서는 무자격자인 현장 경찰관에게 무한한 권한이 주어져 있다.이걸 하겠다고 덤비고 있는 경찰은 지들 뼈가 용가리 통뼌 줄 아는가보다. 답답해 쓰러지시것다. 아야, 관둬라, 관둬, 엄헌 사람들 잡아 가두지 말고. 그나저나 방송사 인터뷰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말은 수도 없이 시켜 놓고 방송은 몇 초 나간다. 방송 카메라 들이댈 줄 알았으면 면도 좀 할 껄 그랬다, 뎅장. ㅋㅋㅋ http://nave.. 더보기
예가체프가 쉼이다 장애인을 무료 한방 독립진료소에서 침을 맞고 돌아와 예가체프를 내려 마셨다. 답답하고 힘든 일상에서 그나마 쉼을 얻었다. 정말 힘든 나날이다. ​ ​​​​​​​​​​​​​​​​​​​​​​​​​​​​​​​​​​​​ 더보기
유명론 혹은 제목은 독자를 헷갈리게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한방 독립진료소에서 침을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은 움직이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그저 갑갑하고 한숨이 먼저 나온다. 어쨌든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커피가 생각나 물 끓이고 갈아놓은 커피를 거름종이에 옮기고 대충 85도 정도까지 물을 식혔다가 커피를 내렸다. 그것도 1분30초를 넘기지 않고 말이다. 그렇게 커피를 내려 첫 한 모금을 마셨는데 입에서 겨우 튀어나온 말이 “그래, 씨바 이 맛이야" 이런다. 이렇게 단순하고 무식하고 입만 열면 훌딱훌딱 깨는 인간이 뭘 할 수 있을까 싶다, 뎅장. ㅋㅋㅋ 그리고 요즘 한참 빠져 살고 있는 움베르토 에코 할배가 남긴 『장미의 이름 창작 노트』를 읽는데 이런 구절이 눈에 확 들어온다. “혹 독자가 이 작품의 결론에 해당하는 .. 더보기